앉아서 명상을 하면
마음이 고요하고 평화롭습니다.
그때 노크소리가 들리고
내 앞의 빈 의자에 그 분이 찾아와 앉습니다.
그 분과의 화해를 원하는 나는 기도를 합니다.
나를 용서하세요.
나의 거친 말투와 행동들,
부정적이고 공격적인 판단들을,
이로 말미암아 상처받은 당신은
아마도 몹시 상심하고 힘들었을 것입니다.
참회합니다.
분명하게 알지 못한 채
습관적으로 일어난
나의 말, 행동, 생각들을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나 또한 당신을 용서합니다.
당신의 비난하는 말투,
모욕적인 당신의 행동들로
그때마다 힘들었지만, 이제 모두 용서합니다.
그것들은 당신이 물려받은 오랜 역사의 유산이었습니다.
당신 자신도 알지 못한 채
했던 행동임을 이제야 나는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빈 의자에
찾아와주신 당신을
이제 용서합니다.
젊은 당신의 모습은 어디 가고 없고
흰 머리칼에 지친 당신의 표정을 바라보니,
안쓰럽고 미안하며,깊은 슬픔도 느낍니다.
세월의 무상함 속에서
미움과 원망이 일순간에 다 눈처럼 녹아버립니다.
당신을 용서합니다.
당신이 진실로 행복하고,평화롭고
안락하시길 기도합니다.
인경스님의 명상편지 <현재, 이순간에 머물기>(명상상담연구원 펴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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