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찾아떠나는 마음여행
하나님은 어떻게 생겼을까. 사람처럼 생겼을까. 자연 그 자체일까. 하나님을 만나면 어떻게 될까.
목사수행자가 <하나님을 찾아 떠나는 마음여행>을 했다. ‘예수와 장자 그리고 수행을 벗 삼아’(부제). 제주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저자는 1980년 신학을 공부하던 중 군부독재에 항거하다 투옥됐고, 1988년 목사가 되었다.
하지만 이내 아버지로부터 부터 물려받은 서양의 이분법적인 기독교 신앙에 회의를 느끼고 공장에 들어가 7년간 일했다. 그 과정에서 화담 서경덕과 장자를 만나 동앙의 지혜 전통에 눈을 떴다. 김철원 목사다. <하나님을…>엔 그가 치열한 삶의 여정에서 만난 하나님이 안개를 걷고 따뜻한 미소를 보낸다.
“신앙이란 하나님을 만나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하나님을 만나는 일은 나의 마음 안에서 하나님과 나의 다르지 않음을 직접 체험하는 것입니다.”
하나님 체험을 안내하는 글은 ‘사랑하는 현주씨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을 띄고 있다. 현주는 <장자> 천지편에 나오는 ‘신비로운 구슬’의 이름이다. 저자는 이 여행에서 서양과 동양이 그려낸 하나님을 이렇게 설명한다.
“서양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의인화된 인격신은 신과 인간의 친밀성을 드려낼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하나님의 속성을 너무 과도하게 인간화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동양인에게 자연의 이미지로 다가온 하나님은 남성적 힘과 위엄으로 강권하지않고 모든 만물을 보듬고 감싸 안는 존재의 근원으로 자리매김됐습니다.”
존재의 불안과 공포를 주는 하나님이 아니라 어머니처럼 안도감을 주는 하나님으로 안내하려는 저자는 마지막까지 아픈이들을 달래는 배려를 잊지않는다. “현주씨, 울지 마십시오”
김철원 지음/북이데아·1만8000원.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