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을 며칠 앞둔 경북 영천 오일장. 영천장은 재래시장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랍니다. 바람이 차갑지만 미리 장을 보러 나온 어머니들로 장터 골목은 빼곡합니다. 펑펑 하늘로 솟구치는 연기. 뻥튀기 장수는 신이 났습니다. 옥수수, 콩, 쌀… 깡통 속에 곡식이 부어지고 기계 3대가 쉴 틈 없이 돌아갑니다. 그래도 줄은 줄어들 기미가 없습니다. 외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이 고향으로 돌아오는 명절을 기다리는 어머니의 마음이 뻥튀기처럼 부풀어오르고, 여기저기 좌판에서는 흥정이 무르익어갑니다. 대형마트의 공세와 가파른 물가 상승으로 재래시장이 위축돼도 명절은 명절입니다.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들의 대화가 만발하는 오일장의 풍경이 정겹기만 합니다. 영천=사진·글 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