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먹구름이 바다 저 멀리서 몰려왔다. 순식간에 다가온 구름은 거대한 쓰레기산으로 변했고 성난 아귀마냥 마을의 모든 것을 집어 삼켜버렸다. 그렇게 단 10분이었다.
사망 1만5880명, 실종 2690명. 유례 없는 피해를 남긴 동일본 대지진이 발생한 지 2년의 시간이 지났다. 절망하기에도 부족한 것만 같은 시간, 가느다란 희망의 맥박을 찾으며 슬퍼할 겨를조차 없어 보였던 그들에게 지난 2년이라는 시간은 어떤 기억으로 남아있는가.
후쿠시마의 방사능 누출은 여전히 계속 이어지고 있다. 쓰나미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재건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정부의 지원 부족으로 인한 생활고와 여전히 숙명처럼 남아있는 지진과 쓰나미의 트라우마에 직면한 채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2013년 새로운 봄을 기다리는 동일본 쓰나미 피해 지역을 찾아 그들의 현재를 카메라 앵글에 담아보았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김재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