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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동북부 아무르호랑이 “평균적 사촌관계”…면역력 약화 우려

등록 2022-01-05 16:09수정 2022-01-05 16:56

[애니멀피플]
10→30마리 급증했으나 절반 이상이 인척 관계
근친교배 부작용 우려…러시아 집단과 교류 절실
세계에 550마리 미만이 남아있는 아무르호랑이는 한반도 등 대부분의 서식지를 잃고 95%가 러시아에 서식한다. 중국 동북부 집단이 중요한 이유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세계에 550마리 미만이 남아있는 아무르호랑이는 한반도 등 대부분의 서식지를 잃고 95%가 러시아에 서식한다. 중국 동북부 집단이 중요한 이유이다. 게티이미지뱅크.

중국 동북지방의 호랑이가 최근 증가하고 있으나 대부분 혈연관계가 사촌 간으로 가까워 근친교배의 위험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기적으로 호랑이의 면역력 약화로 이어져 러시아 호랑이 집단과의 유전적 교류가 필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서 동북호라 부르는 호랑이 아종은 아무르호랑이, 백두산호랑이, 시베리아호랑이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런 사실은 장광순(姜廣順) 중국 동북임업대학 교수 등 중국 연구자들이 2013년부터 중국 동북부 러시아 국경에 가까운 호랑이 서식지 8만여㎢를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결과 드러났다. 조사지역은 장백산의 지맥인 노야령을 비롯해 완다산, 장광재령, 소흥안령산맥 등으로 이곳에서 연구자들은 호랑이 배설물 150개를 수거해 유전자를 분석했다.

중국 동북부의 지린 성과 헤이룽장 성의 아무르호랑이 서식지. 닝 야오 외 (2021) ‘동물 보전’ 제공.
중국 동북부의 지린 성과 헤이룽장 성의 아무르호랑이 서식지. 닝 야오 외 (2021) ‘동물 보전’ 제공.

과학저널 ‘동물 보전’ 최근호에 실린 이들의 연구결과를 보면 배설물로 확인한 중국 동북부의 호랑이는 모두 30마리에 이른다. 이 지역 호랑이는 1980년대에 10마리까지 감소했으나 중국 정부의 보호조처로 2000년 12∼16마리, 2014년 26마리로 늘어났다.

최근 러시아 국경과 가까운 지린 성 훈춘시에서 호랑이 목격담이 잇따르고 있는 것도 이를 반영한다. 1일 중국 포털사이트 바이두에는 새끼호랑이 동영상이 올랐고 지난달 20일에도 한낮에 촬영한 성체 호랑이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공개됐다.

한낮에 중국 훈춘시에 출현한 호랑이. 12월 20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소개됐다.
한낮에 중국 훈춘시에 출현한 호랑이. 12월 20일 중국 소셜미디어에 소개됐다.

그러나 중국의 호랑이 서식지가 워낙 고립돼 새로운 개체의 유입이 드문 데다 애초 출발한 개체수가 적어 유전 다양성이 낮은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이번 연구에서 인척 관계로 연결되지 않은 호랑이는 전체의 45%에 지나지 않았고 24%는 사촌 간, 30%는 부모 가운데 한쪽이 같은 의붓형제나 자매 사이인 것으로 밝혔다.

연구자들은 “이 지역 호랑이는 평균적으로 사촌 관계에 가깝다”고 논문에 밝혔다. 적은 수의 시조에서 출발해 외부 수혈이 거의 없었던 결과이다. 돌연변이를 고려한 근친교배의 영향은 5마리에 1마리꼴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이 주목한 것은 근친교배가 많이 이뤄진 개체일수록 기생충에 많이 감염됐고 또 장내 미생물집단에 병원성 세균이 많이 포함됐다는 사실이다. 근친교배의 가장 흔한 부작용이 면역결핍임을 고려할 때 이런 결과는 우려할 만하다고 연구자들은 밝혔다.

연구자들은 실제로 러시아 시호테알린 생물권 보호구역에서 1996년 3∼4마리이던 호랑이가 2005년 38마리까지 불었지만 2012년 10마리로 곤두박질한 사례를 들며 면역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질병이 돌아 떼죽음한 것이 원인이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러시아 연해주에서 무인카메라로 촬영한 암컷 호랑이. 아무르호랑이의 대부분이 연해주에 서식한다. 연해주의 호랑이는 1940년대 50마리 이하로 줄었다가 현재 500마리 이상으로 늘었지만 유전적 다양성이 낮은 문제를 겪고 있다. 스베틀라나 수티리나,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러시아 연해주에서 무인카메라로 촬영한 암컷 호랑이. 아무르호랑이의 대부분이 연해주에 서식한다. 연해주의 호랑이는 1940년대 50마리 이하로 줄었다가 현재 500마리 이상으로 늘었지만 유전적 다양성이 낮은 문제를 겪고 있다. 스베틀라나 수티리나, 위키미디어 코먼스 제공.

아무르호랑이 개체수의 95%는 러시아 연해주에 산다. 이 호랑이들이 중국으로 확산해 들어가는 것이 장기적 생존에 필수적이다. 장광순 교수팀은 2019년 이 가능성을 분석한 ‘생태학과 진보’ 논문에서 호랑이 확산의 주요 장애물로 가축 사육으로 호랑이의 먹이인 사슴 등 유제류가 감소한 것과 마을·도로·농지 등 시설이 들어선 것을 들었다.

장 교수팀은 소수이지만 러시아 호랑이의 확산이 가능하며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2013년 러시아에서 새끼 3마리를 데리고 암컷 호랑이 한 마리가 훈춘 장백산 산림국으로 이동해 온 것이 그런 사례이다.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는 “중국 동북지방의 호랑이는 우리가 백두산호랑이나 한국호랑이라 부르는 호랑이와 같은 아종”이라며 “러시아와 중국 국경이 완전히 분리된 것은 아니지만 두 지역 호랑이의 유전적 교류가 활발해지도록 이동통로 확보 등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한국호랑이의 장기 보전을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용 논문: Animal Conservation, DOI: 10.1111/acv.12761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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