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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은 어떻게 야생동물에 재앙이 되나

등록 2018-01-14 10:37수정 2018-01-14 16:12

[애니멀피플]
‘네이처'에 아프리카 253개 개체군 자료 실려
식량으로 소비하거나 무기구입 위해 밀거래
모잠비크 50만명 목숨 잃고, 동물 95% 사라져
개체수 감소하지만 ‘평화’ 찾아오면 회복
모잠비크 고롱고사국립공원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코끼리.  로버트 프링글 제공
모잠비크 고롱고사국립공원에서 먹이를 찾고 있는 코끼리. 로버트 프링글 제공

전쟁과 무장분쟁 때문에 야생동물이 입는 피해가 최초로 정량화되어 지난 10일 학술지 ‘네이처’를 통해 발표됐다. 로버트 프링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생태진화생물학과 교수와 조슈아 대스킨 예일대학교 생태진화생물학과 박사후연구원은 아프리카 전역의 보호구역에 서식하는 코끼리와 하마, 작은쿠두 등 몸무게 5㎏ 이상 대형 초식동물 253개 개체군을 대상으로 분쟁이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이들이 세계자연보전연맹(IUCN)과 유엔환경계획(UNEP)의 자료를 확인해보니, 5㎢ 이상 면적의 보호구역이 아프리카 51개국에 3585개가 있었다. 여기에 1946년과 2010년 사이에 수집된 야생동물 개체수 자료 200여건과 분쟁 자료를 비교 분석했더니, 아프리카에 존재하는 보호구역 가운데 71%가 이 기간 분쟁의 피해를 보았으며, 25%에서는 분쟁 기간이 9년 이상이었다. 연구진은 분쟁이 일어나는 동안 야생동물의 숫자는 감소했으며, 분쟁의 빈도가 야생동물 개체수에 가장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을 확인했다.

모잠비크 고롱고사국립공원 우레마호수의 하마. 고롱고사의 하마와 다른 야생동물들은 1980~90년대에 발생했던 내전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었지만, 모잠비크 정부가 관련 학자와 환경운동가,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생태계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야생동물 개체수가 크게 회복되었다.  조슈아 대스킨 제공
모잠비크 고롱고사국립공원 우레마호수의 하마. 고롱고사의 하마와 다른 야생동물들은 1980~90년대에 발생했던 내전으로 커다란 피해를 입었지만, 모잠비크 정부가 관련 학자와 환경운동가, 지역사회와 공동으로 생태계 회복을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 10년 동안 야생동물 개체수가 크게 회복되었다. 조슈아 대스킨 제공
모잠비크 고롱고사국립공원의 암컷 임팔라. 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야생동물 개체수가 어렵지 않게 회복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로버트 프링글 제공
모잠비크 고롱고사국립공원의 암컷 임팔라. 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야생동물 개체수가 어렵지 않게 회복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로버트 프링글 제공
케냐 라이키피아고원지대의 그물무늬기린과 그레비얼룩말. 사유지와 공유지가 뒤섞여 있는 곳에서 이런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이번 연구로 무장 충돌과 분쟁이 아프리카 곳곳의 야생동물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로버트 프링글 제공
케냐 라이키피아고원지대의 그물무늬기린과 그레비얼룩말. 사유지와 공유지가 뒤섞여 있는 곳에서 이런 멸종위기 야생동물들이 살고 있다. 이번 연구로 무장 충돌과 분쟁이 아프리카 곳곳의 야생동물 감소의 주요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로버트 프링글 제공
전쟁이나 무장분쟁이 일어나는 동안 사람들은 야생동물을 사냥해 식량으로 소비하거나, 전쟁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코끼리를 밀렵하고 상아를 팔기도 했다. 또한 분쟁을 피해 고향을 떠난 난민들이 야생동물 서식처에 정착하면서 야생동물들이 몰려나는 일도 빈번했다.

이처럼 사람들 사이의 분쟁이 야생동물에게 주는 영향은 대부분 우울한 결과로 나타났지만, 다행히도 분쟁 때문에 야생동물이 완전히 멸종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았다. 또한, 분쟁이 끝나고 평화가 오면 야생동물 개체수가 어렵지 않게 회복될 수 있다는 것도 확인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흘루흘루웨동물보호구역의 흰코뿔소. 이번 연구로 무장 충돌과 분쟁이 아프리카 곳곳의 주요 야생동물 감소의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코뿔소는 뿔에 대한 수요가 있어 특히 취약하다.  조슈아 대스킨 제공
남아프리카공화국 흘루흘루웨동물보호구역의 흰코뿔소. 이번 연구로 무장 충돌과 분쟁이 아프리카 곳곳의 주요 야생동물 감소의 원인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코뿔소는 뿔에 대한 수요가 있어 특히 취약하다. 조슈아 대스킨 제공
케냐 마사이마라국립보호구역에서 쉬고 있는 사자. 2012년 4월. 로버트 프링글 제공
케냐 마사이마라국립보호구역에서 쉬고 있는 사자. 2012년 4월. 로버트 프링글 제공
케냐 마사이마라국립보호구역의 수컷 코끼리. 2012년 4월. 로버트 프링글 제공
케냐 마사이마라국립보호구역의 수컷 코끼리. 2012년 4월. 로버트 프링글 제공
모잠비크에서는 1977년에서 1992년까지 내전이 벌어져 50여만 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 와중에 정부군과 반군은 번갈아가며 고롱고사국립공원에 자신들의 군사령부를 주둔시켰기 때문에 그곳 야생동물들이 수난을 당했다. 이곳에는 코끼리와 아프리카물소, 얼룩말, 누, 영양 등 아프리카 초원에 사는 웬만한 동물들은 다 살고 있었지만, 내전 기간에 야생동물의 95%가 사라졌다. 다행히 내전이 끝나자 정부와 환경단체가 협력해서 인근 주민을 위한 빈곤퇴치 사업을 시행하였고, 보호구역을 잘 관리하며 밀렵을 적극적으로 방지하자 야생동물들이 되살아났다.

분쟁지역에서는 생태 관련 자료를 구하기 힘들기 때문에 인간 사이의 분쟁이 야생동물에게 미치는 영향을 직접적으로 조사하기 어려웠는데, 이번 연구는 하나의 대륙 전체를 대상으로 수십 년이라는 기간에 분쟁이 야생동물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적으로 분석한 최초의 사례가 되었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Joshua H. Daskin & Robert M. Pringle. Warfare and wildlife declines in Africa’s protected areas. Nature (2018) DOI: 10.1038/nature25194

마용운 객원기자·굿어스 대표 ecoli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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