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8일 오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돌고래 방류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전국 수족관에 갇혀 있는 39마리 돌고래가 모두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제돌이 야생방사 5주년’을 맞아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와 환경보건시민센터가 18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수족관에 사는 돌고래 39마리의 방류와 고래고기 식용 유통 금지를 요구했다.
7월18일은 5년 전 서울대공원에서 돌고래쇼를 하던 남방큰돌고래 제돌이가 고향인 제주 바다로 돌아간 날이다. 이를 시작으로 서울대공원에 있던 돌고래와 불법포획 판결로 몰수된 돌고래 등 모두 7마리가 방류된 바 있다. 이 가운데 5마리는 제주 바다에서 서식하며, 두 마리는 새끼를 출산하기도 했다.
이날 돌고래 39마리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은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활동가들은 큰돌고래, 남방큰돌고래 등의 사진을 들고 기자회견에 나왔다. 이들은 ‘고래고기 식용과 유통을 금지하라’, ‘전국 수족관 억류 돌고래를 방류하라’는 구호를 외쳤다.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 최수영 국장은 “우리 조상들이 고래고기를 먹게 된 건 100년 남짓밖에 안 됐다. 짧은 식용 기간이 오래된 전통이라는 근거는 희박하다”며 불법 고래 포획과 혼획을 금지해 고래고기 식용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고래류를 가두어서 이용하는 게 아니라 자연 상태에서 생태 관람의 형식으로 보고 체험하는 방식이 돼야 한다. 71.3%의 국민이 자연 방류에 찬성했다”며 자연 방류를 촉구했다.
5년 전인 7월18일 오후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목지곶 해안 인근 가두리에서 남방큰돌고래 제돌이(지느러미 표식 1번)가 헤엄치고 있다. 이날 제돌이는 가두리를 빠져나가 자유를 찾았다. 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환경운동연합 바다위원회는 제돌이 방류 5주년을 맞아 여론조사기관인 리서치뷰에 여론조사를 의뢰한 결과, 수족관 돌고래 방류에 찬성하는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밝혔다. 조사 대상자의 71.3%가 ‘현재 국내에 갇혀있는 39마리 돌고래를 모두 바다로 돌려보내자는 주장’에 대해 찬성 입장을 표했고, 반대 입장을 표한 비율은 이의 절반도 안 되는 28.7%였다. 고래고기 식용에 대해서도 반대(72.3%)가 찬성(27.7%)을 두 배 이상 앞질렀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해 12월18일부터 사흘 동안 전국 성인 남녀 1035명에 RDD 무선전화로 진행됐으며, 95% 신뢰 수준에서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환경연합 바다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전국 돌고래 39마리 구출 작전’을 진행하고 있다. 2018년 5월30일 기준 전국 7개의 돌고래쇼장 및 수족관에 갇혀 있는 39마리 돌고래의 자연 방류를 촉구하는 캠페인이다.
바다위원회는 큰돌고래, 남방큰돌고래, 흰고래 등이 수족관에서 공연 및 관람·체험에 동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일부 수족관에서는 돌고래 먹이 주기, 돌고래와 수영하기, 손으로 만지기 등의 체험 행사 등이 실시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2013년 남방큰돌고래 제돌이 방류 이후 전국 수족관 돌고래 현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안예은 교육연수생, 남종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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