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퇴출 후보 3%’를 포함한 인사 대상자 명단 접수를 마감한 15일 오후 시청 서소문 별관 후생동 식당 앞에서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서울특별시청지부 주최로 열린 현장시정추진단 철폐 투쟁선포식에서 김민호 통합노조준비위원회 대변인(왼쪽)과 오형민 하이서울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이 삭발을 하며 3% 강제할당 반대를 촉구하고 있다.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통보 대상자들 ‘휴가내고 책상엎고’ 격앙
최종 240명 안팎…“약자만 희생” 우려도
최종 240명 안팎…“약자만 희생” 우려도
15일 ‘현장시정추진단’ 대상자 제출을 마감한 서울시청은 하루종일 ‘울음바다’였다. 서울시청 본관의 한 커피숍에서는 대상자 통보를 받은 한 여성이 동료에게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하기도 했다. 본관의 5급 공무원은 “과장이 여직원을 불러 대상자라고 통보하니 눈물을 흘렸다”며 침울한 분위기를 전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6시까지 전출 대상자 명단을 각 실·국·본부로 받느라 분주했다. 마감 시간을 앞두고 오후 4시부터 대상자 명단이 담긴 서류나 전자문서가 쏟아졌다. 일부 국에서는 현장시정추진단 대상자를 표시해 제출해 반려되는 경우도 발생했다. 한국영 서울시 인사과장은 “오후 4시를 시작으로 오후 6시까지 관련 서류가 넘어왔다”며 “최초 보고시 양식에 맞지 않게 제출한 곳도 있어 보완하도록 지시해 오후 8~9시쯤 서류 접수가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해당자 구분은 16일 아침께에야 끝날 것으로 보인다. 최항도 서울시 대변인은 “각 국·실에서 보낸 서류와 인사과에서 갖고 있는 파일을 밤을 새서 대조한 뒤 직급별, 직군별 전출 대상자를 16일 아침에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상 통보를 받은 직원들은 우울한 하루를 보냈다. 산하기관의 한 여직원은 휴가를 내고 퇴근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직원은 “차라리 사직서를 쓰고 서울시를 고발하겠다”는 격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3% 할당에 따라 약자들이 희생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서소문별관에서 일하는 한 공무원은 “한 사무실에서는 대상자가 책상을 뒤엎기도 했다고 들었다”며 “기능직이나 정년이 얼마 안 남은 약한 사람이 주로 대상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현장시정추진단 철폐 공동대책위원회’(위원장 오형민)는 이날 오후 6시30분부터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항의 집회를 가졌다. 공무원노총 소속의 임승룡 서울시공무원노조위원장은 “기능직 한 사람이 나에게 ‘자신이 왜 3%에 포함됐는데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며 “부서장이 대상자에 포함된 명확한 이유를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훈 조기원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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