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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노인 하루 10시간 일하고 6만원…기사·연락책 6만원 떼가”

등록 2018-05-02 22:14수정 2018-05-03 10:34

전남 영암 버스 추락사고 고령 여성노동자 저임금
“기름값과 전화비 등으로 8만원 중 2만원 떼어가”
한겨레 자료사진
한겨레 자료사진
전남 영암군 미니버스 추락 사고로 목숨을 잃은 여성 노인들은 대부분 하루 10시간 남짓 일하고도 6만원을 손에 쥐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망자 유족들은 고령의 여성 노동자들을 상대로 장시간 일을 시키고도 저임금을 지급한 것은 부당노동 행위 소지가 있다며 의혹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2일 전남 나주시 반남면사무소에서 열린 대책회의에 참석한 사망자 가족 김기중(51)씨는 “사고 버스 운전사 알선으로 밭일을 나갔던 어머니(75)가 새벽 4시30분부터 오후 6시 반까지 이어지는 일정을 소화했다”며 “점심 30분, 10분씩 두차례 새참, 편도 30분 이내인 버스 이동을 제외한 모든 시간 밭에서 일했다”고 했다. 이들을 태우고 다닌 버스 운전사와 밭 주인 사이에 이뤄진 유착에 대해서도 의혹을 제기했다. 김씨는 “일당 7만5천원을 받으면 버스 운전사에게 수수료로 1만5천원을 떼어 줬다”며 “운전사가 무허가로 일자리 소개소를 운영하면서 지나친 수수료를 챙겼다”고 주장했다.

영암 시종면에 사는 이아무개(80) 할머니도 손주들을 위해 용돈벌이를 나갔다가 변을 당했다. 하루 일당은 여성은 8만원, 남성은 10만원 선이다. 하지만 하루 일당 중 2만원을 떼인다. 전문적으로 이들 고령 여성을 ‘인부’로 모집하는 버스 차주가 차량 기름값을 이유로 일부분을 떼고, 이 차주와 마을 주민을 연결하는 ‘연락책’이 전화비 명목으로 일부를 가져간다. 영암군 시종면 월악리 김광문(72) 이장은 “이번에 사고를 당한 마을 분들도 10시간 넘도록 일하고도 기름값이네 전화비네 해서 2만원을 떼이고 손에 쥐는 것은 6만원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지난 1일 오후 전남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25인승 미니버스가 코란도 승용차와 부딪친 뒤 우측 가드레일을 뚫고 3m 아래 밭으로 추락해 8명이 숨졌다. 사진은 미니버스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당시 모습을 갈무리한 모습.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지난 1일 오후 전남 영암군 신북면 주암삼거리 인근 도로에서 25인승 미니버스가 코란도 승용차와 부딪친 뒤 우측 가드레일을 뚫고 3m 아래 밭으로 추락해 8명이 숨졌다. 사진은 미니버스 블랙박스에 찍힌 사고 당시 모습을 갈무리한 모습. 전남지방경찰청 제공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주요 통계를 보면 70살 미만의 35.3%는 농지가 3㏊(헥타르) 넘는 전문농가이고 70살 이상의 51.7%는 3㏊가 안 되는 곳에서 농사를 짓는 일반농가다. 70살을 경계로 경지 규모가 줄어들면서 연 1100만원 정도 수입이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경면적이 줄어든 고령 노동자들은 저임금이라고 하더라도 용돈벌이와 소일거리를 위해 ‘조’를 짜서 들일을 나간다. 전남에선 4월초부터 5월말까지는 영암 총각무 밭으로 일을 간다. 또 6월엔 나주 배 작업과 무안 양파 수확철로 많은 고령 여성 노동자가 일용직으로 일하고 있다.

광주/정대하, 남은주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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