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전국 전국일반

공개된 마린온 헬기, 처참한 모습…“아들이 이상하다고 했다”

등록 2018-07-20 20:11수정 2018-07-21 12:38

해병대, 유가족 요청으로 언론 공개
사고현장 10m 밖 고작 10분만 보여줘
잔해들은 검은색 가림막으로 둘러싸여
유가족들, 진상규명·책임자 처벌 요구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제6항공전단 안 비행장에 지난 17일 추락한 마린온(MUH-1) 헬기의 불탄 잔해가 널려 있다.
20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제6항공전단 안 비행장에 지난 17일 추락한 마린온(MUH-1) 헬기의 불탄 잔해가 널려 있다.
20일 오후 5시20분께 경북 포항시 남구 해군 제6항공전단 안 비행장에는 지난 17일 추락한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MUH-1)의 잔해가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동체는 불에 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동체 바퀴는 하늘을 향해 있었다. 떨어져나간 동체 뒷부분 2m 정도만 불에 타지 않아 헬기 잔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헬기 로터(프로펠러) 1엽(개)은 동체에서 북쪽으로 20m, 나머지 로터 3엽은 동체에서 남쪽으로 10m 지점에 떨어져 있었다. 이 모든 잔해는 검은색 가림막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해병대 사령부는 헬기 추락사고 사흘 만인 이날 오후 5시 언론에 처음으로 사고 현장을 공개했다. 해병대는 이날 사고 현장을 언론에 공개하라는 숨진 장병들 유가족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언론에 사고 현장을 공개한 시간은 10분 남짓이었다. 또 해군 헌병의 접근금지 띠가 둘러쳐져 있어 헬기 잔해에서 10m 이상 떨어져 볼 수밖에 없었다. 이 비행장에는 비행이 금지된 해병대 소속의 나머지 마린온 헬기 3대도 세워져 있었다.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장병 5명의 유가족 21명은 이날 오후 5시50분께 해병대 제1사단 도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당국의 책임 있는 사과 △공정하고 투명한 사고 조사위원회 구성 △마린온 제작사 한국항공우주산업의 공식 사과와 조사 협조 △조사위원회의 조사 과정과 내용을 지속적으로 언론과 유가족에 공개할 것 등을 요구했다.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장병 5명의 유가족들이 20일 오후 해병대 제1시단 도솔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헬기 추락 사고로 숨진 장병 5명의 유가족들이 20일 오후 해병대 제1시단 도솔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고로 숨진 박재우(20) 상병의 작은아버지 박영진(42) 변호사는 기자회견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사고 조사를 위해 해병대 사고 조사위원회의 조사위원장은 유가족들이 지정하는 인사로 하고, 조사위원회는 한국항공우주산업을 비롯한 이해 당사자를 배제하며, 유가족들이 추천하는 중립적 민간 전문가들을 전체 위원의 절반 이상으로 구성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고 박재우 상병의 아버지 박영호(50)씨는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우리 아이를 군대에 보내고 나서 제대 7개월을 남기고 싸늘하게 불탄 주검으로 다시 맞이했다”고 비통해했다. 기자회견 직후 박씨는 <한겨레> 기자에게 “지난달 9일 해병대 제1사단에서 아들을 만났는데 그때 아들은 ‘(마린온) 헬기 두대가 들어왔는데 한대가 덜덜거리고 이상해서 운행을 안 한다’고 말했다. 이는 부대 안의 많은 장병이 알고 있었다. 이런 문제 있는 헬기에 왜 아들을 태웠는지 이해할 수 없다. 아들은 내일(21일) 휴가를 나올 예정이었다”며 흐느꼈다.

포항/글·사진 김일우 기자 cool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전국 많이 보는 기사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1.

대전 초등생 살해 교사 “어떤 아이든 상관없이 같이 죽으려 했다”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2.

HDC신라면세점 대표가 롤렉스 밀반입하다 걸려…법정구속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3.

“하늘여행 떠난 하늘아 행복하렴”…교문 앞에 쌓인 작별 편지들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4.

대전 초교서 8살 학생 흉기에 숨져…40대 교사 “내가 그랬다”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5.

살해 교사 “마지막 하교하는 아이 유인…누구든 같이 죽을 생각”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