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티엑스 A노선 경기 파주 구간의 대안 4개가 제시된 전략환경영향평가 변경협의서. 국회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이상돈 의원실, 파주환경운동연합 제공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에이(A)노선이 착공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지티엑스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노선이 지나는 교하지역 주민들로 꾸려진 ‘지티엑스-A 차량기지 노선변경 주민대책위원회’는 25일 사업시행자 쪽의 주민설명회에 앞서 성명을 내어 “2017~18년 환경영향평가서를 입수해 분석한 지 불과 10일 만에 소음·진동 분야 조사의 문제점을 찾아냈다”며, 운정·교하 지티엑스-A의 안전 시공과 차량기지 원안 복귀를 촉구했다.
대책위는 설명자료에서 “지티엑스가 지나가는 운정·교하는 지표면에서부터 매립층과 퇴적층, 풍화토, 풍화암, 편마암으로 구성됐으며, 매립층~풍화암까지는 평범한 흙과 모래이고, 대심도 편마암 층은 암석의 품질을 나타내는 암질지수(RQD)가 50%이하의 ‘불량’과 ‘매우불량’이 상당부분 차지하고 있다”며 “이와 비슷한 조건의 제2외곽순환도로 인천 동구 대심도 지하터널 구간에서 지반 침하로 아파트 등이 기울어가고 있지만 국토부는 3년 넘도록 이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며 안전성 공개 검토를 요구했다.
대책위는 이어 “열병합발전소 옆 교하청석스포츠센터 지하의 터널 중심부까지 깊이를 17.3m로 도면에 표시하고도, 같은 환경영향평가서의 대안 비교자료에서는 심도 30m로 표시해, 원안의 가스안전공사와의 이격거리 12m와 대비해 마치 안전한 대안을 선택한 것같은 착시를 일으켰다”며 “심도 30m와 17.3m 둘 중 하나는 미필적 고의로 추정된다”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터널 중심에서 원형까지 17.3m로 건물 지하 바닥면까지는 약 15m, 건물 기초까지는 8~9m 이내로 추정했다.
또한 이들은 “연약한 지반 상태에서 청룡두천을 따라 차량기지로 올라오는 입출고선이 만들어지면, 지하수 물길이 바뀌어 싱크홀이 발생하거나 아파트의 기초를 무너뜨릴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주장했다.
지티엑스 A노선 경기 파주 구간 환경영향평가 본안. 도면에는 터널 중심부까지 깊이를 17.3m로 표시하고, 대안 비교자료에서는 심도 30m로 표시했다. 교하주민대책위 제공
주민들은 파주시가 차량기지 위치에 대한 내용을 알고도 관련 정보를 은폐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차량기지 변경은 2017년 12월 전략환경영향평가에서 확정된 사항으로, 파주시 공무원들은 이미 2017년 초부터 차량기지 위치에 대한 내용을 알고도 해당지역 주민들에게 은폐했다”며 “최소 1년 전에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미리 수렴했더라면 대책위는 꾸려지지도 않았고, 완공이 늦춰질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티엑스 A노선 파주 운정∼서울 삼성 구간(46.1㎞) 사업 시행자인 ‘에스지레일 주식회사’(SGrail)은 이날 오후 경기도 파주 경기인재개발원 대강당에서 파주 구간 사업 내용과 향후 추진계획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열었다.
설명회에 참석한 200여명의 주민들은 국토부와 파주시의 주민 안전에 대한 무책임성에 대해 거세게 항의한 뒤 설명회를 마치기 전에 전원 퇴장했다. 한 주민은 “고시가 끝난 뒤에야 설명회를 열어 주민들이 제기한 안전성 문제에 대한 해명이나 새로운 대안 검토도 없이 일방적으로 안전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되풀이했다”며 “심지어 국토부는 민간사업자에 설명회를 떠넘기고 참석조차 하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2023년 말 개통 예정인 지티엑스 A노선은 파주 운정∼고양 일산∼서울 삼성∼화성 동탄 등 모두 83.1㎞ 구간으로, 10개의 정거장이 건설된다. 이 가운데 재정사업으로 추진하는 삼성∼동탄 구간은 2017년 3월 시작됐으며, 민자구간인 운정∼삼성 구간은 지난달 27일 착공식을 했다.
지티엑스가 개통하면 운정에서 서울 강남까지 통행시간이 30분대로 줄어든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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