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1월17일 오전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시청 시장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두고 설전을 벌인 박원순 서울시장과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환경캠페인에 함께 참여하며 한 달여 만에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
박원순 시장은 23일 오후 페이스북에 김부겸 장관이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주자로 자신을 지목했다며, “환경과 미래세대를 생각한다면, 일상생활에서 조금 불편하겠지만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는 환경보호단체인 세계자연기금(WWF)과 렌터카 가격비교 플랫폼인 제주패스가 기획한 환경캠페인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일회용품 줄이기에 대한 생각을 게시물로 올리고, 다음 주자를 지목하는 방식으로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에 대한 견해가 퍼지도록 유도한다.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해 12월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행정안전부 장관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 장관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의 지목을 받아 지난 21일 페이스북에 “환경을 지키고, 우리 미래 세대에게 조금 더 좋은 환경을 물려주기 위해서 먼저 플라스틱과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부터 시작해보자”고 글을 올렸다. 이어 박 시장과 권영진 대구시장을 다음 주자로 지목하며 “두 분은 더 나은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항상 애써 주시는 분들”이라고 덕담을 남겼다.
이에 지목을 받은 박 시장은 23일 “이런 챌린지를 정말 기다려왔다”며 “김부겸 장관님과 고희범 제주시장님이 동시에 저를 플라스틱 프리 챌린지 주자로 지목해 주셨다”고 반가움을 표했다. 박 시장은 다음 주자로 서울시 홍보대사인 배우 박진희와 방송인 샘 해밍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추천했다.
박 시장과 김 장관은 지금보다 3.7배 넓은 광화문광장을 조성하는 새 광화문광장 설계안을 두고 공개적으로 설전을 벌여왔다. 김 장관은 지난달 21일 서울시가 발표한 설계안에 대해 “이 안대로라면 정부서울청사는 쓸 수 없게 된다”며 “서울시의 설계안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의 뜻을 밝혔다. 이에 박 시장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세상에 절대 안 되는 일은 없다”고 날을 세우며 반발했다. 박 시장과 김 장관이 새 광화문 설계안을 두고 설전을 벌이면서 여권 유력 대선주자인 두 사람 사이에 기 싸움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오기도 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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