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니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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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니아는 남아메리카 아마존강에 서식하는 물고기다. 사람을 공격하기 때문에 식인 물고기로 알려져 있다. 떼로 몰려다니며 강을 건너는 소나 양을 물어뜯어 순식간에 뼈만 남긴다는 소문은 사람들 뇌리에 무시무시한 이미지를 새겨 놓았다. 피라니아는 ‘치명적인 위험’과 동일시되는 말이다. 그러나 호아킴 데 포사다는 <피라니아 이야기>에서 이 소문은 과장된 것이라고 말한다. 피라니아가 날카로운 이빨을 지니고 있어서 때로 사람을 물어 상처를 입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물고기가 실제로 사람을 공격해서 잡아먹었다는 증거는 없다는 것이다. 바로 이 소문과 사실 사이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피라니아 이야기>는 지은이 포사다가 먼저 쓴 책 <마시멜로 이야기>의 속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시멜로 이야기>가 지금 눈앞에 놓여 있는 마시멜로의 유혹을 견디면 더 달콤한 마시멜로를 차지할 수 있다는 지극히 단순한 지혜를 보여주었다면, <피라니아 이야기>는 “뿌리치기 힘든 마시멜로의 유혹을 이겨냄으로써 거둔 작은 성취를 한층 큰 성공으로 이끌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라고 물으며 그 대답을 일곱 가지로 나누어 해준다. 간결한 우화 형식 안에 단순하고도 명쾌한 메시지를 담아 독자를 자극하는 자기계발서의 전형이라 할 책이다. 지난해 9월 출간된 이 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20만부가 팔렸다고 한다. ‘대리번역’ 추문으로 책을 둘러싼 공기가 많이 탁해지긴 했지만 미모의 유명 여성을 ‘번역자’로 내세운 <마시멜로 이야기>가 누린 대단한 인기의 덕을 이 후속작이 물려받았다고 출판사 시공사의 송민재 차장은 솔직하게 밝혔다.
지은이는 피라니아에 관한 소문을 ‘두려움’의 문제로 요령 있게 바꿔쳐 독자의 흥미를 끌어냈다. 피라니아 소문은 우리를 두려움에 떨게 하고 얼어붙게 하며, 진실과 대면할 용기를 미리 꺾어 버린다. “당신을 의기소침하게 하고 당신의 진로를 방해하는, 당신 내부에 있는 두려움”이 바로 피라니아다. 그러나 알고보면 피라니아는 그리 무서울 것도 두려워할 것도 없는 그냥 물고기의 하나일 뿐이다.
이 책은 이제 피라니아 일곱 마리, 다시 말해 우리의 힘을 앗아가는 일곱 가지 난관을 보여주고 그 대처법을 이야기한다. 첫째가 고정관념이다. ‘고정관념을 버려라. 그러면 세상이 새롭게 보일 것이다.’ 둘째, 모험 없는 삶. ‘모험을 두려워하는 삶은 희망이 없는 삶과 같다. 아무런 희망도 기대도 없는 삶을 살고 싶은가? 그렇다면 모험을 두려워하라.’ 셋째, 목표 없는 삶. ‘성공한 사람들은 자신이 인생에서 무엇을 원하는지, 어디로 가고 싶은지 알고 있다.’ 넷째, 부정적 감수성. ‘낙관은 의지의 문제이고, 비관은 감정의 문제다.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대로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자신에게 긍정적으로 말하고, 긍정적인 생각을 하도록 스스로 훈련해야 한다.’ 이어서 지은이는 ‘질문과 요구 없는 삶’ ‘열정 없는 삶’ ‘실행하지 않는 삶’을 우리 인생을 갉아먹는 피라니아들이라고 이야기한다.
책을 읽은 독자들은 대체로 피라니아의 메시지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혔다. 인터넷서점 알라딘에 독후감을 올린 독자(아이디 june93)는 이렇게 말했다. “문제는 실천이다. 아무리 책을 읽고 자기계발과 관련된 이론으로 철저히 무장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실천이 따르지 않으면 한날 공허한 것이다.” 다른 독자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고명섭 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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