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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책&생각

삼삼하고 그리운 맛 ‘그래 바로 이거야’

등록 2007-04-19 15:07수정 2007-04-19 15:48

<놓치고 싶지 않은 우리 땅 참맛> 이병학 지음.책이좋은사람 펴냄·1만3000원
<놓치고 싶지 않은 우리 땅 참맛> 이병학 지음.책이좋은사람 펴냄·1만3000원
잠깐독서 /

함남 북청 출신 아버지와 경북 영덕 출신 어머니가 매년 겨울이면 합작해내는 ‘가자미 식해’. 우리 집 식단의 밥도둑이었다. 누구나 한번 들이면 영원히 잊지 못할 그 맛. 서울에 올라와 있다 보니 때론 그 맛이 삼삼하고 그립다. 이 책에 소개돼 있는 가자미 식해 사진을 본 순간, ‘그래 바로 이거야~’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속초 김송순 할머니집. 빨리 가봐야지, “우리 어머니의 그 맛과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놓치고 싶지 않은 우리 땅 참맛>은, 지은이의 표현대로라면 ‘죽기 전에 꼭 먹어봐야 할’ 것도 아니요, ‘세계 최고의 맛’도 아니며, ‘안 보면 땅을 치고 후회할 별미’도 아니다. 과연 그럴까?

지은이는 <한겨레> 여행 담당 기자로 6년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며 여행기사도 쓰고, 숨겨진 맛집도 두루 발굴해낸 베테랑이다. 그런데 그가 찍어내 책에 담아낸 사진이 무엇보다 군침을 돌게 한다. 사진기자들 빰치는 솜씨로 만들어낸 먹거리 사진만 봐도, 우리 땅 먹거리의 참맛이 느껴질 정도니, 실제 그 맛은 어떠하리.

글쓴이는 자신은 음식평론가도, 맛 칼럼니스트도, 푸드 컨설턴트도 아니라고 애써 자세를 낮춘다. “여러 지역으로 여행을 하면서, 그 곳에서 나오는 먹을거리들을 만나 맛보기를 자주 하고, 당기면 또 가서 먹고 씹고 우물거린 보통사람”이란다. 그러나 그가 봄 여름 가을 겨울 별로 엄선해낸 먹거리는, 안 먹어보면 평생 후회할 그런 것들이 아닐 수 없다. 저자가 엄선해낸 전국 ‘42가지 맛’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틈틈이 맛보고 즐길 만한 우리 땅 참맛이다.

가령, 1편 ‘봄내음을 길어 올리다’를 보자. 주꾸미, 굴구이, 대게, 키조개, 대추고추장 비빔밥, 마늘돌솥밥…. 어느 맛 하나 놓칠 수 없다. 졸깃졸깃 오동통한 봄맛 잔치로는 서천 마량포 주꾸미를 소개하는데, 요리법도 다양하게 소개한다. 바닷가 사람들은 “익혀 먹는 것보다는 산 주꾸미를 초장에 찍어 먹는 게 가장 맛있다”고 한다. 그러나 서천 일대에서는 전골과 샤브샤브가 인기라는 점도 말해준다. 그러면 서울에서는? 숯불구이란다.

울진 죽변항, 영덕 강구항 대게 편에서는 대게 구별법과 대게 제값주고 제물건 사기도 곁들여 소개한다. 강릉 주문진항 도루묵, 순천 욕쟁이 할머니집 짱뚱어탕, 장흥 내저리 매생이, 무주 내도리 빠가사리어죽, 거제 외포항 대구, 홍성 남당리 새조개, 태안 이원식당 박속밀국낙지탕….

“만만치 않은 솜씨와 역사를 지닌 맛집 소개 뿐 아니라, 맛의 유래와 역사, 막에 녹아든 독특한 지역문화까지 담고 있다”는 이 책.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도 먹는 기쁨의 절반은 누리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김경무 선임기자 kkm100@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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