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프린스 1호점’의 배우 이선균
일생의 행운 지금이 바로 그때
네 남녀 살아 있는 캐릭터가 ‘힘’
드라마 뜨니 서투른 노래까지 인기
한 이미지보단 변화 있는 역 좋아요 “인생에 딱 세 번의 기회가 온다면 그 중 한 번이 지금인 것 같아요.” 〈하얀거탑〉에 이어 〈커피프린스 1호점〉까지 연타석 홈런을 날리고 있는 이선균은 요즘 최고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시트콤 〈연인들〉로 데뷔한 뒤 〈후〉 〈태릉선수촌〉 〈도망자 이두용〉 등 단막극과 영화 〈알 포인트〉 〈잔혹한 출근〉까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부지런히 오가기를 벌써 7년째. 나이테를 두를수록 둥치가 단단해졌다. 야구선수로 치면 2군에서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다, 지금은 1군에서 떠오르는 신예로 타석에 등장해 힘찬 방망이질을 할 참이다. ※연기를 시작한 뒤 가장 화려한 때 아닌가? =올해 운이 좋은 것 같다. 좋은 분들과 작업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한데 〈커피…〉가 기대했던 것보다 반응이 더 좋아 즐겁다. ※〈커피…〉의 인기 요인이 뭔가? =살아 있는 캐릭터다. 우리 드라마의 힘은 배우들이 각자 맡은 역을 애정을 가지고 열심히 하고, 그걸 연출자가 가능하게 해주는 거다. 이윤정 피디와의 작업은 마치 즐겁게 쇼핑하는 느낌이랄까. 믿음이 가는 연출자다.
※음악감독인 한성 역을 섬세한 표현들로 잘 살린다는 평이 많다. =이 피디는 자동차, 전화벨 소리 같은 사소한 것까지 배우들의 의견을 묻고 섬세하게 캐릭터에 반영해 준다. ※한성이 유주(채정안)에게 노래 불러주는 장면은 뮤직비디오 같았다. 직접 노래를 부르던데? =원래 대본에선 ‘피아노 연주를 해 준다’였다. 그런데 내가 피아노를 못 친다. ‘흉내만 내느니 차라리 노래를 불러주자’ 해서 고쳤던 장면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부른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거다. 처음 텔레비전에 내 모습이 나올 때보다 더 놀랐던 것 같다. 드라마가 잘 되니까 기교 없는 내 노래도 인기가 있더라. ※중저음의 목소리가 이선균의 매력인데 이참에 음반 낼 생각은 없나?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내 노래 실력은 들은 그대로가 다다.(웃음)
※은찬(윤은혜)과는 피아노를 같이 치며 노는 장면이 있었다. 그건 어떻게 된 건가?
=쉬운 곡이라 잠깐 배워서 촬영했다. 간단한 장면이었는데 엔지가 많이 났다.(웃음) 사실 어릴 때 피아노를 1년 정도 배웠다. 엄마에게 등 떠밀려 억지로 다녔는데 선생님이 하기 싫으면 나오지 말라고 해서 안 다녔다. 지금은 연주할 수 있는 악기가 없다는 게 후회도 된다. 배운다면 기타와 피아노?
※시청자들을 놀라게 한 은찬과의 키스신 방영날은 방송사 자체 시청률 집계에서 최고였다는데?
=(쑥스러운 듯) 하하하. 한성은 은찬의 맑은 면에 끌린다. 그 애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흔들린 거다. 은찬과 한성이 키스를 했지만 그게 다다. 감정을 정리한다.
※순애보를 가진 남자인 줄 알았더니 양다리를 걸친 것 아닌가?
=부부도 곁에 오래 있으면 익숙해지잖나. 곁에 있는 사람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 것도 사랑의 한 과정인 것 같다. 인간이니까.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일 텐데 바람은 바람으로 보내야 하는 거 아닐까. 그러니 바람이지. 마음의 바람을 피다가 당사자에게 걸렸을 때 드는 미안함 있잖나. 나도 그런 경험이 한번 있어 이해한다. 한성은 유주가 미국으로 떠난다고 하니까 그제야 정신 차리고 유주에게 매달린다.
※그럼 은찬과의 사랑이 너무 쉽게 정리되는 것 아닌가? 여느 사각관계처럼 팽팽해져야지.
=뻔한 사각관계가 아니라 더 좋은 것 같다.
※한결(공유)과 은찬, 프린스가 있는 카페 위주로 나오다보니 한성 분량이 적어 아쉽다는 의견이다.
=홍대 촬영장에 가면 깜짝 놀란다. 그놈들의 인기란.(웃음) 촬영 분량으로만 보면 그들과 우리가 7 대 3 정도. 분량에 대한 욕심보다도 감정선을 차근차근 쌓는 한결-은찬에 비해 한성-유주는 요점만 나가니까 줄타기하는 마음이 없지 않다. 캐릭터가 무너지지 않도록 고민도 많이 하고 있고, 더 잘 해야 할 것 같다.
※〈커피…〉가 여성적인 드라마라면 〈하얀거탑〉은 남성적인 드라마였다. 작품색이 다른데 뭐가 더 편한가?
=〈커피…〉가 편하지. 〈하얀거탑〉은 이야기 자체가 치열하다. 팽팽한 긴장감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지고 가야 해서 마음의 여유가 없었던 작품이다.
※장준혁(김명민)과 대조되는 최도영이란 배역이 부담스러웠을 듯하다. 촬영 당시에 힘들었나?
=시험기간이 다가올수록 더 공부하기 싫어지지 않나. 작품 예감도 좋고, 좋은 기회란 걸 알면서도 초반에 준비를 많이 못했다. 부담이 되니까 더 풀어졌던 것 같다. 촬영 들어가니까 기회가 아니라 위기겠다 싶었다. 야구로 비유하면 남들은 다 3할 치는데 나 혼자 1할 치는 기분이랄까. 빨리 2할까지 넘어가야 하는데 조급해졌다. 잘하려고 욕심내서 더 안 됐던 것 같고, 그래도 중반부터는 좀 편해졌다. 많은 공부가 됐다.
※연기를 하는 게 시험 보는 것 같나?
=모든 역이 다 힘들다.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은 되고, 답이 안 나올 때가 많다. 의사, 형사 같은 전문직 연기도 힘들다. 진짜처럼 보여야 하니까 그런 배역은 맡으면 숙제가 더 있는 거다. 하지만 그런 고민들이 날 능동적으로 만들어주기 때문에 배우를 하고 있다.
※악인이든, 선인이든 다양한 배역을 소화할 수 있는 이미지가 이선균의 매력 아닌가?
=작품들이 안 떠서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은 거지.(웃음) 한 캐릭터의 이미지를 계속 밀고가는 대신 조금이라도 진실하게 변화를 줄 수 있는 역을 찾게 된다. 방향성이 같아야 하니까 어떤 분들과 같이 일을 하는지도 중요하다. 작업이 즐거워야 하니까.
글 김미영 기자 instyle@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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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감독인 한성 역을 섬세한 표현들로 잘 살린다는 평이 많다. =이 피디는 자동차, 전화벨 소리 같은 사소한 것까지 배우들의 의견을 묻고 섬세하게 캐릭터에 반영해 준다. ※한성이 유주(채정안)에게 노래 불러주는 장면은 뮤직비디오 같았다. 직접 노래를 부르던데? =원래 대본에선 ‘피아노 연주를 해 준다’였다. 그런데 내가 피아노를 못 친다. ‘흉내만 내느니 차라리 노래를 불러주자’ 해서 고쳤던 장면이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부른 노래가 라디오에서 나오는 거다. 처음 텔레비전에 내 모습이 나올 때보다 더 놀랐던 것 같다. 드라마가 잘 되니까 기교 없는 내 노래도 인기가 있더라. ※중저음의 목소리가 이선균의 매력인데 이참에 음반 낼 생각은 없나? =(고개를 옆으로 흔들며) 내 노래 실력은 들은 그대로가 다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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