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과 르노·닛산그룹의 국내 제휴관계
‘지엠+르노·닛산’ 출현 가능성 국내 업계 촉각
제너럴모터스(지엠)와 르노·닛산그룹간 동맹협상이 시작됨에 따라, 국내 자동차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두 자동차그룹의 동맹은 세계 자동차업계 뿐만 아니라 국내 자동차산업에도 일대 회오리바람을 몰고 오기 때문이다.
지엠과 르노·닛산은 각각 대주주들로부터 동맹협상을 사실상 승인받았다. 지엠은 최근 이사회에서 르노·닛산에게 지분 20%를 매각하는 방안에 대한 지지를 얻어냈다. 르노의 대주주인 프랑스 정부도 “경영진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밝혀, 협상에 힘을 실어줬다. 따라서 두 회사는 지난 15일부터 자본 제휴의 타당성 검증작업에 들어가 앞으로 3개월 안에 결말을 내기로 했다. 올해 안에 누구도 넘보지 못할 거대자동차그룹의 탄생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두 회사가 손을 잡으면, 연간 자동차생산대수 1700여만대에 세계 자동차시장의 30% 가량을 장악하게 된다.
부품업체들 수출시장 확대 등 시너지 효과 기대
투자·연구개발 기피 ‘하청 기지화’ 전락할 수도 국내 자동차산업과 시장에도 ‘빅뱅’이 일어난다. 지금의 현대·기아차 독주체제에서, 현대·기아차 대 지엠대우·르노삼성·쌍용차의 양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3사가 사실상 한가족이 되기 때문이다. 지엠대우와 르노삼성은 각각 지엠과 르노가 대주주이고, 쌍용차는 지엠과 긴밀한 합작관계를 구축한 상하이자동차가 대주주이다. 지엠과 르노·닛산의 동맹이 국내에서는 이들 3사의 동맹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는 구조다. 지엠대우 등 3사가 연합하면, 국내 승용차시장 점유율(2005년 기준)이 26.2%에 이르러, 단번에 기아차(23.3%)를 웃돌게 된다.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도 128만대로, 116만대의 기아차를 앞지른다. 단지 외형이 커지는 것보다 연구개발에서부터 구매·판매 등 각 분야의 제휴 효과가 더 크다. 조돈영 르노삼성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부품의 공동조달과 물류·판매망의 공유 등으로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지엠과 르노·닛산간 제휴가 어떻게,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3사간 연합의 효과를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들 완성차 3사 못지 않게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의 기대도 크다. 1사에 공급하던 체제에서 3사 연합에, 더 나아가 지엠-르노·닛산그룹을 상대로 영업할 수 있다. 적어도 국내 3사의 납품업체로 선정되는 것 자체로 수출시장에서 쉽게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시너지 효과는 커녕, 거꾸로 국내 자동차산업의 ‘하청 기지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지엠과 르노·닛산은 동맹을 맺더라도 연구개발 등 핵심 역량은 각각 본사에 그대로 둘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르노와 닛산, 다임러벤처와 크라이슬러 등의 동맹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회사들이 생산과 판매물량만 조절하는 방식으로 전세계 네트워크를 운영하면, 독자모델 개발능력이 없는 곳은 생산기지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게된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3사가 연합하더라도 신규 투자나 차종개발 등에서 주도권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지엠과 르노·닛산의 동맹은 국내 자동차업계에 큰 기회이면서 동시에 큰 위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투자·연구개발 기피 ‘하청 기지화’ 전락할 수도 국내 자동차산업과 시장에도 ‘빅뱅’이 일어난다. 지금의 현대·기아차 독주체제에서, 현대·기아차 대 지엠대우·르노삼성·쌍용차의 양자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기아차를 제외한 나머지 3사가 사실상 한가족이 되기 때문이다. 지엠대우와 르노삼성은 각각 지엠과 르노가 대주주이고, 쌍용차는 지엠과 긴밀한 합작관계를 구축한 상하이자동차가 대주주이다. 지엠과 르노·닛산의 동맹이 국내에서는 이들 3사의 동맹으로 자연스럽게 진행될 수 있는 구조다. 지엠대우 등 3사가 연합하면, 국내 승용차시장 점유율(2005년 기준)이 26.2%에 이르러, 단번에 기아차(23.3%)를 웃돌게 된다. 국내 자동차 생산대수도 128만대로, 116만대의 기아차를 앞지른다. 단지 외형이 커지는 것보다 연구개발에서부터 구매·판매 등 각 분야의 제휴 효과가 더 크다. 조돈영 르노삼성 부사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부품의 공동조달과 물류·판매망의 공유 등으로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지엠과 르노·닛산간 제휴가 어떻게, 어느 정도 수준으로 진행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3사간 연합의 효과를 예상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말했다. 이들 완성차 3사 못지 않게 국내 자동차부품업체들의 기대도 크다. 1사에 공급하던 체제에서 3사 연합에, 더 나아가 지엠-르노·닛산그룹을 상대로 영업할 수 있다. 적어도 국내 3사의 납품업체로 선정되는 것 자체로 수출시장에서 쉽게 실력을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 이런 시너지 효과는 커녕, 거꾸로 국내 자동차산업의 ‘하청 기지화’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지엠과 르노·닛산은 동맹을 맺더라도 연구개발 등 핵심 역량은 각각 본사에 그대로 둘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르노와 닛산, 다임러벤처와 크라이슬러 등의 동맹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모회사들이 생산과 판매물량만 조절하는 방식으로 전세계 네트워크를 운영하면, 독자모델 개발능력이 없는 곳은 생산기지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게된다. 자동차공업협회 관계자는 “3사가 연합하더라도 신규 투자나 차종개발 등에서 주도권을 갖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결국 지엠과 르노·닛산의 동맹은 국내 자동차업계에 큰 기회이면서 동시에 큰 위기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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