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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대기업 많이 번 만큼 일자리는 안늘어

등록 2006-04-04 18:14

상위 22개업체 고용, 매출증가율의 30%선 그쳐
케이티·포스코 등은 되레 줄어…‘고용없는 성장’ 굳어가
지난 5년 동안 대기업들의 매출과 이익은 크게 늘었는데 비해 직원 수는 소폭 늘어나는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잦은 구조조정과 국외투자 확대 등으로 인해 기업의 성장세에 견줘 국내에서는 고용 창출이 별로 일어나지 않는, 이른바 ‘고용 없는 성장’이 고착화되고 있는 것이다.

4일 <한겨레>가 주요 업종별 상위 22개 기업(금융·보험, 건설업종 제외)의 2005년 사업보고서를 2001년 보고서와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기간 직원 수가 줄어든 기업이 7곳이나 됐고 거의 늘지 않은 곳도 4곳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이 고용을 축소하거나 억제한 것이다.

특히 전체 고용 증가율은 매출 증가율의 3분의 1에도 못미쳤다.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 총액은 2001년 186조8675억원에서 2005년 286조774억원으로 53% 늘었으며, 순이익은 5조3370억원에서 25조8842억원으로 5배 가까이 불어났다. 그럼에도 같은 기간 직원 수는 34만3725명에서 40만2241명으로 17% 늘어나는데 그쳤다. 외형 성장에 견줘 기업들의 고용 창출 기여도는 낮은 것이다.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구조조정과 비정규직 확대, 생산자동화, 분사 및 사업매각, 생산시설 국외이전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는 케이티가 4만4094명이던 직원 수가 3만7904명으로 줄어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114 안내와 공중전화 관리 부문 등을 분사시키고 명예퇴직을 통한 구조조정을 진행한 결과다. 하이닉스, 현대모비스, 현대중공업, 포스코, 효성, 대한항공 등도 직원 수가 줄어들었다.

특히 세계 최대 조선업체로 올라선 현대중공업은 지난 5년 사이 성장에 견줘 고용 감소 현상이 두드러졌다. 현대중공업의 매출은 2001년 7조4042억원에서 2005년 10조3544로 39% 늘어난 반면, 같은 기간 고용은 2만6090명에서 2만4968명으로 4% 감소했다. 현대중공업은 해운 호황세 바람을 타고 2001~2002년의 적자에서 벗어나 2003년부터 순이익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생산자동화와 노동 숙련도의 증가로 고용이 늘지 않았고, 고부가가치 선박 등을 잇따라 수주하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도 외형 뿐 아니라 수익성이 엄청나게 좋아졌는 데도 고용은 되레 줄어들었다. 포스코는 “철도정비 등 전문회사로 성장 발전이 쉬운 분야를 분사하거나 아웃소싱하면서 인력이 다소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포스코는 같은 기간 매출은 갑절 가까이, 순이익은 무려 5배나 늘렸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반도체와 모바일 사업의 성장에 힘입어 고용과 매출, 순이익을 각각 73%, 77%, 159% 늘려 비교적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에스케이 역시 매출과 순이익이 크게 늘어났으나 이런 실적에 비하면 고용 증가율은 거의 제자리 걸음을 보였다.


<한겨레>가 조사한 기업들은 전반적으로 매출과 수익성을 꾸준히 개선시켜온 기업들이다. 하지만, 산업 전반에 걸쳐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면서 이들 기업의 고용 창출 능력은 갈수록 더 떨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홍대선 서수민 박현정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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