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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구글폭탄’ 과연 미국 중간선거에서 폭발할까?

등록 2006-10-27 15:53수정 2006-10-28 12:42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인 ‘유튜브’
동영상 서비스 사이트인 ‘유튜브’
구글 알고리즘의 특성을 이용해 검색결과를 조작하는 구글폭탄(Google Bombimg)이 현실정치에 실제적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까?

〈뉴욕타임스〉는 26일 중간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지지 성향의 블로거들이 구글의 검색엔진 알고리즘을 ‘이용’해 공화당 후보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의도적으로 구글 검색결과의 상위에 오르도록 만들어 놓고 있는, 이른바 ‘구글 폭탄’을 만들어 공화당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확산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폭탄’을 맞고 있는 공화당 후보는 50여명 정도로, 이들의 이름으로 검색된 부정적 기사들은 수많은 블로거들에 의해 퍼날라지고 있다. 민주당 지지 성향의 블로그인 〈마이DD닷컴〉에 활동하고 있는 크리스 보워스에 의해 처음 주도된 이 운동에 대해 공화당 지지파들은 “여론을 호도하는 부도덕하고 사악한 행위”라고 강력히 비난하고 있다. 아직까지는 이번 운동이 오프라인상의 실제 투표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구글’과 ‘검색’이 동의어로 취급되고 있는 미국사회에서 파장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구글쪽은 이러한 행위로 인해 자체 알고리즘의 오류는 생기지 않는다고 해명하고 있다.

구글 한국 웹사이트에서 ‘학살자’를 입력했을 때의 검색결과
구글 한국 웹사이트에서 ‘학살자’를 입력했을 때의 검색결과

정치적 목적을 가진 ‘구글 폭탄’ 움직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구글에서는 ‘참담한 실패’(Miserable Failure)라는 검색어를 입력하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을 소개하는 백악관 홈페이지가 검색결과 최상위에 노출된다.

구글 한국판에서 ‘학살자’ 검색하면 검색결과1위에 ’전두환’ …구글 폭탄 어떻게 가능?

미국에만 구글폭탄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서도 벌어졌다. 첫 대상은 전두환씨다. 구글의 한국사이트(google.co.kr)에서 ‘학살자’란 검색어를 입력하면 전두환씨의 경력이 뜨는 페이지가 가장 먼저 검색된다. 어떻게 보면 엉뚱한 검색 결과가 나오게 되는 것은 구글의 독특한 검색 알고리즘에 원인이 있다. 구글은 상세한 검색 알고리즘을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홈페이지에 공개된 대략의 설명을 보면 철저한 사용자 중심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검색 페이지에 순위를 매기는 ‘페이지 랭크’의 독특한 알고리즘은 ‘눈덩이 표본추출’(snowball sampling)을 기반으로 한다. 수많은 구글 사용자들 개개인의 이용 행태를 분석하는 것이 불가능한 만큼 한 사람이 이동한 경로를 추적해 그것을 눈덩이처럼 불리면서 페이지랭크가 결정되는 것이다. 이 표본추출의 오류는 어떠한 집단이 의도된 목적을 가지고 검색을 하기 시작한다면 그것은 곧장 페이지랭크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정치인들이 포털의 검색결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도 이때문이다. 국내의 포털들은 검색결과에 대한 어느 정도의 검열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잡음을 막고 있지만 구글은 대외적으로 일체의 검열과 조작이 없다고 천명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구글폭탄이 가능한 것이다.


구글 홈페이지에 나온 페이지 순위 설명

페이지 순위의 설명

구글의 페이지 순위(PageRank)는 500변수와 20억의 용어가 있는 세밀한 공식을 사용하여 객관적인 웹 페이지 순위를 계산합니다. 이런 객관적인 순위를 구성하기 위해 구글은 인터넷의 광범위한 구조를 직접 이용합니다. 근본적으로, A라는 페이지에서 B라는 페이지로 연결하는 링크가 있으면, 구글은 그 링크를 일종의 투표로 봅니다. 많이 투표된 페이지는 구글에게 중요하게 보이며, 투표하는 페이지도 구글이 평가합니다. 구글이 “중요하다”고 평가한 페이지의 투표는 더욱 중요하게 평가되어서 투표대상의 페이지도 중요도가 높아집니다.

중요하고 고급인 사이트들은 높은 페이지 순위 점수를 받고, 구글이 검색을 할 때마다 그 점수를 기억해 둡니다. 물론 결과의 페이지가 중요하다고 해서 검색에 관련성이 높은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구글은 페이지 순위와 함께 최첨단 텍스트 검색 기술을 도입해서 검색 하나하나에 관련된 결과를 보여드립니다. 검색어가 페이지에 몇 번 나타나는가를 살펴보는 것을 월등히 초월한, 그 페이지에 대한 (그리고 그 페이지에 링크하는 다른 페이지에 대한) 여러 가지의 전체적 검사를 해서 검색에 관련성이 가장 높은 결과만 보여드립니다

‘구글 폭탄’ 버금 가는 ‘유튜브(www.youtube.com)’ 폭발력

구글이 미국에서 검색을 제패했다면 유튜브는 전 세계의 누리꾼들이 스스로 만든 동영상 컨텐츠를 올리면서 동영상 서비스를 평정했다. 유튜브도 미국 중간선거에서 큰 몫을 하고 있다. CNN 등의 외신들은 유튜브의 활약을 ‘혁명’이라고 칭하고 있다. 조지 앨런 상원의원(버지니아·공화당)은 자신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유튜브에 올라와 망신을 당해야 했고, 공화당의 콘래드 번즈 상원의원(몬태나)의 경우 민주당의 경쟁자인 존 테스터 후보 진영으로부터 일거수 일투족을 감시당한 동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화면에는 번즈 의원이 청문회장에서 조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인터넷 동영상 서비스는 TV와는 달리 언제 어떠한 곳에서든 볼 수 있기 때문에 파급효과에서 TV를 능가한다고 보기도 한다. 〈CNN〉은 “과거 후보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비방 전단물을 돌리던 것이 이제는 인터넷을 통해 수백만명이 동영상을 조회하는 시대가 됐다”며 “구태의 전술이 새 미디어를 만난 것”이라는 공화당 진영의 평가를 함께 보도했다.

유튜브에 올라온 조지앨런 상원의원의 동영상
유튜브에 올라온 조지앨런 상원의원의 동영상

하지만 정작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누리꾼들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누리꾼 ‘sherrynolastname’은 “부시 대통령과 앨런 의원의 탄핵 운동에 환영한다”며 맞장구를 쳤다. moco635는 “차기 선거에서 앨런은 중고차 판매상이 되어 있을꺼다”라고 비꼬기도 했다. 한국에서 낙천·낙선운동처럼 매스미디어에 의해 제공되지 않지만 정치인을 판단할 수 있는 핵심적 정보를 제공해 시민 스스로 판단하게끔 하는 것은 인터넷시대에 어울리는 ‘참여민주주의’라는 시각이다.

전문가 “온라인 정치운동 바람직하지만 ‘희화화’ 유의해야”

한국 17대 대통령선거에서 노무현 후보의 당선에는 ‘노사모’라고 하는 온라인 조직이 큰 역할을 했다. 앞으로의 선거에서 온라인은 더욱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작년 8월에는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회원들이 ‘사이버전사대’라는 이름의 조직을 만들어 각종 인터넷 사이트에서 여론몰이를 해온 것으로 드러나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들은 공략대상 사이트를 108개로 나눠 전담조를 편성하고 책임자까지 지정하는 등 조직적으로 활동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점점 거세지는 온라인 정치 운동에 대해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참여의 수단이 확대되고 젊은 층들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는 것에 대해선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온라인 정치 운동이 선정적이고 확인되지 않는 정보 중심으로 흐른다면 문제가 생긴다”며 “지나치게 정치가 희화화되면서 생기는 선거 과정에서의 여론 폭발성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겨레> 온라인뉴스팀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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