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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삼성물산 ‘카작무스 미스터리’

등록 2007-10-15 18:59수정 2007-10-16 09:09

삼성물산과 카작무스의 지분 취득·매각 과정
삼성물산과 카작무스의 지분 취득·매각 과정
카자흐 구리제련 기업 ‘상장대박’ 앞두고 지분 헐값매각
‘차용규 신화’에 가려진 진실은 무엇인가?

삼성물산이 카자흐스탄에서 운영했던 구리제련 업체인 ‘카작무스’의 지분 매각을 둘러싼 의문들이 제기되고 있다. 경제개혁연대는 15일 삼성물산 이사회에 카작무스 지분 매각 과정에 석연찮은 구석이 많다며, 공식 답변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다. 질문의 요지는 시가총액 100억달러(약 9조2천억원)가 넘는 알짜 회사의 지분을 회사 임원 출신에게, 그것도 헐값에 판 이유다.

헐값 매각 이유는?=카작무스는 삼성물산이 1995년 6월부터 2000년 6월까지 카자흐스탄의 구리광산 및 제련업체의 경영을 위탁받아 운영하다 2000년 7월 삼성홍콩과 함께 지분 43%를 매입해 최대주주가 된 회사다. 이 지분 매입과 운영에는 대한광업진흥공사의 융자금 1천억원도 쓰였다.

삼성쪽 “자원 민족주의 탓 어려움…그래도 남는 장사”
차용규 전대표가 인수…경제개혁연대 “매각경위 밝혀라”

카작무스는 국제 구릿값이 치솟던 2005년 10월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시가총액 기준으로 100억달러가 넘는 거대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삼성은 2001년 10월 일부 지분을 처분한 뒤 상장 1년여 전인 2004년 8월에 나머지 지분까지 모두 매각했다. 당시 국제 구릿값은 t당 2800원대로, 2003년에 견줘 40% 가까이 뛰었을 때였다. 구릿값은 2005년 3600원대, 지난해 6700원대로 계속 급상승했다. 그러나 삼성물산 쪽은 “상장 계획을 몰랐으며 구릿값이 계속 오를 줄 예상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특히 2차 매각에서 주당 1만9051원에 팔았는데, 이는 당시 카작무스의 주당 순자산가치 4만9617원의 절반도 안 되는 액수다. 2004년 6월께 카작무스 주식이 카자흐스탄 증권거래소에서 주당 3만원에 거래된 점에 비춰서도 이해할 수 없는 거래다. 삼성물산과 삼성홍콩은 이 거래를 통해 각각 212억원과 1191억원 손해를 봤다.


김종윤 삼성물산 경영지원실 부장은 매각 이유를 “당시 카자흐스탄에서 외국인 투자에 대한 우대 정책이 폐지되고 자원 민족주의가 강해지는 등 사업 환경이 어려워지고 있었다”며 “여기에 신규 광산 개발에 드는 막대한 투자비와 인건비 상승, 환경 문제 등으로 발을 빼지 않으면 투자 원금도 건지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가 매각 논란에 대해서도 “1차 매각분까지 합치면 전체적으로 이익을 내 당시 본사 재무구조 개선에 큰 보탬이 됐다”면서 “나중에 카작무스의 주식이 크게 오른 것을 소급 적용해 비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차씨인 줄 알고서 넘겼나?=삼성물산이 매각한 지분은 공교롭게도 삼성물산이 카자흐스탄 현지에 파견해 카작무스의 대표이사를 맡았던 차용규씨에게 넘어갔다. 그는 자신이 100% 지분을 갖고 있던 페이퍼 컴퍼니인 ‘페리 파트너스’를 통해 지분을 인수한 뒤 런던 증시에 상장시켜 1조원대의 매각 차익을 챙기며 ‘성공 신화’로 유명세를 탔다. 삼성물산 쪽은 “대주주의 권고로 유럽 회사에 지분을 팔았는데 그것이 2003년 퇴직한 차씨 회사인 줄 몰랐다”고 해명했다. 이를 두고 ‘삼성이 차씨와 어떤 이면 거래가 있지 않았느냐’라는 추측에서부터 ‘카자흐스탄 정부의 실력자가 개입해 삼성의 사업권을 빼앗았다는 것’까지 여러 가지 소문들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이 문제는 월급쟁이에서 1조원대의 거부가 된 차씨의 성공 이야기에 묻혀 있었다. 신희진 경제개혁연대 연구원은 “삼성물산의 카작무스 지분 매각 과정은 차씨 신화의 이면을 구성한다”며 “지난 4월 저가 매각 경위에 대한 의혹을 풀 것을 삼성 쪽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홍대선 김규원 기자 hongd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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