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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기업의 도리’ 깨치며 진화하는 경제대국

등록 2010-11-23 14:34

[동아시아 기업의 진화] 6. 종합편 - 중국기업의 진화
2부 중국 - 열강의 포효
중국 정부, 사회적 책임경영 강조…기업들 호응 높아
지속가능경영 연구 증가…“내수늘면 여론 더 의식할것”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유엔글로벌콤팩트 한·중·일 라운드테이블에서는 중국 기업이 최근 변화하는 환경에 맞추어 ‘사회적 진화’를 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빠른 경제 성장을 보였지만 그에 따른 책임을 도외시한다는 의미에서 ‘경제 동물’이라고까지 불렸던, 일본 등 다른 후발성장국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는 이야기다.

지금 중국이 보여주고 싶은 중국은 `역사적 맥락 속의’ 중국이다. 값싼 노동력과 인구를 바탕으로 단시간에 성장한 경제 대국이 아니라, 세계경제 주도 세력으로 떠오를 만한 사회적 맥락을 가진 대국으로 보여지고 싶은 것이다. 중국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경제적 성장 못지않게 강조하는 이유다.

유엔글로벌콤팩트는 기업의 사회책임경영에 관해 국제적으로 합의된 10개 원칙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관이며, 전세계 7700개의 기업, 비영리기관, 정부기구 등이 가입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가입기관 수가 177개다.

황수지안 중국사회과학원 산업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저탄소 경제’에 관한 세션에서 국가가 주도해 기업의 진화를 추동하는 중국 모델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그는 “중앙에서 기준을 수립하면 각 성 정부로 전달되고, 각 지역 기업에서 따르게 된다. 기업 경영에 변화를 꾀할 때, 다른 나라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중국 정부는 2006년 후진타오 국가주석이 ‘조화사회’ 개념을 제시하면서 기업이 사회책임경영에 동참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보였다.

그런 정책이 효과를 보인 것일까? 중국 기업이 최근 사회책임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근거가 곳곳에서 발견된다.

중국 사회책임경영 컨설팅업체 신타오의 조사를 보면, 점점 더 많은 중국 기업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작성하고 있다. 2006년에는 23곳에 지나지 않았던 보고서 발간 기업이 2007년 77곳, 2008년 121곳, 2009년 533곳으로 크게 증가했다. 유엔글로벌콤팩트에도 197곳이 가입한 상태다.

단순히 ‘정부가 강요해서’가 아니라는 분석 결과도 나온다. 일본 나고야대의 사토시 미우라 교수는, 한·중·일 151개 기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 사회책임경영이 실제 경영 성과로 연결되고 있다는 응답이 한국과 일본 기업보다 중국 기업에서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중국 기업은 사회책임경영이 평판 향상, 사회적 정당성 확보, 재무적 성과 획득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답했다.

사실 지금까지 중국 기업의 이런 변화는 대부분 외부에 추동력이 있었다. 주로 다국적 구매기업의 압력으로 사회책임경영이 시작됐다. 그러나 최근에는 내부 동력이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중국의류직물위원회의 량샤오휘 수석연구원은 “중국 경제 구조는 수출 의존적에서 내수 중심으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앞으로 기업 경영 방식의 진화는 외부보다는 중국 내부 여론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며 이루어질 것”이라고 분석한다. 비슷한 맥락에서, 최근 중국이 국유기업의 주요 임원 인사, 합병, 자산매각 등 주요 경영 결정에 공산당위원회, 이사회, 노조 등을 포함한 집단적 의사결정을 의무화한 정책을 발표한 점이 눈길을 끈다. 이해관계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기업 경영의 새로운 틀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중국 사회에서 지금 기업에 대한 질문은, ‘기업은 사회와 어떤 관계를 맺고 무엇을 기여함으로써 그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는가’로 모아지고 있다.

2500년 전 공자가 이야기했던 ‘견리사의’(見利思義)의 연장선이기도 하고, 사회주의 국가와 시장 사이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 질문이기도 하다. 중국 기업은 그렇게 진화하고 있다.

상하이/이원재 한겨레경제연구소장

timelas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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