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푸단대 안 동방씨제이(CJ) 스튜디오에서 상품 방송을 하고 있는 모습. 동방씨제이(CJ) 제공
동방CJ, 4년만에 중국 전체 홈쇼핑 매출 1위로
사전조사 2년…한국산 등 ‘좋은 제품’ 신뢰 쌓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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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기업의 진화] 4부 한국편-아시아를 딛고 세계로
5. CJ그룹
씨제이(CJ)그룹 계열 홈쇼핑전문업체인 씨제이오쇼핑의 중국 사업은 국내 유통업계에서 아시아시장 진출의 ‘성공 교과서’로 꼽힌다. 중국 국영업체인 상하이미디어그룹(SMG)과 합작투자로 세운 텔레비전 홈쇼핑업체 동방씨제이를 시작으로 인도·베트남까지 안정적으로 영토를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홈쇼핑 시장을 넘어 새로운 돌파구를 안겨다 준 사례이기도 하다.
중국 상하이 푸단대 교정 안에 자리잡은 동방씨제이 본사의 차분한 분위기는 말 그대로 ‘조용한 성공’을 이야기하고 있는 듯하다. 상하이미디어그룹이 푸단대 안에 산학협동센터로 세운 건물에 입주해 있는 동방씨제이는 씨제이오쇼핑과 상하이미디어그룹이 2002년 각각 49%, 51%를 투자해 세운 법인이다. 씨제이오쇼핑에서 총경리(법인장)를, 상하이미디어그룹에서 부총경리(부법인장)를 맡고 있다. 지난해에만 4200억원의 매출을 거둔 동방씨제이는 올해 매출이 700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는데, 최근에는 중국 정보기술(IT)업체인 ‘청화동방’의 투자도 끌어들였다.
동방씨제이는 방송 송출 4년 만에 중국 홈쇼핑 시장에서 매출 규모 1위로 올라선 상태다. 상하이 지역 450만가구와 인근 우시의 120만가구를 대상으로 하루 24시간 방송을 송출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난징 지역의 케이블 방송사와 손잡고 ‘남경씨제이’를 세워 난징 180만가구에도 하루 23시간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시청 인구가 모두 800만가구에 이르는 셈이다.
동방씨제이가 이런 성공스토리를 써내려가게 된 힘은 ‘철저한 사전 시장조사’를 통한 현지화에서 나왔다. 2004년 첫 방송을 앞두고 씨제이오쇼핑은 2년 전부터 50여명의 본사 인력을 투입해 시장 조사를 실시했다. 탄탄한 현장 조사는 소비자로부터 ‘신뢰 쌓기’의 바탕이 됐다. 실제 씨제이가 중국 시장에 문을 두드리던 2000년대 초반 중국 홈쇼핑 시장은 1500여개의 업체가 난립해 텔레비전 채널에서 9~15분 분량의 편성을 받은 뒤 광고성 방송을 하는 이른바 ‘인포머셜(Infomercial) 광고’가 대부분이었다. 유재승 동방씨제이 마케팅 총감(부장)은 “검증 안 된 의약품과 건강보조식품 등의 광고가 많았던 탓에 소비자들이 ‘홈쇼핑 제품은 믿을 수 없다’는 생각이 퍼져 있었던 상황”이라며 “진출 초기에는 매출에 상관없이 백화점 납품 상품과 무료 배송을 내세우는 등 ‘신뢰 쌓기’에만 전념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씨제이오쇼핑에 납품을 해 오던 국내 중소업체와의 협력이 빛을 발했다. 락앤락, 한경희생활과학 등 이른바 ‘메이드 인 코리아’를 내세운 질 좋은 제품이 인기를 끌면서 동방씨제이나 이들 업체 모두 시장 진출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독일차 베엠베(BMW)를 홈쇼핑에서 54대나 파는 기록도 세웠다. 유 총감은 “최근에는 상하이 엑스포와 관련한 황금 제품들의 매출이 좋았다”며 “다른 곳보다 싸게 팔지 않는 황금 제품 판매가 몰리는 것은 동방씨제이 제품은 믿을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동방씨제이는 홈쇼핑을 통해 구축한 물류 시스템을 바탕으로 앞으로 중국 내 인터넷 쇼핑몰 사업에도 뛰어들 계획이다. 현재 텔레비전 홈쇼핑과 상품 안내서(카탈로그) 판매, 인터넷 판매 등 세 가지 사업을 하고 있으나 인터넷 비중을 차차 늘려가겠다는 얘기다. 한편 동방씨제이의 성공을 경험으로 씨제이오쇼핑은 중국 톈진의 천진텔레비전과 함께 ‘천진씨제이’를, 인도 스타텔레비전과 손을 잡아 ‘인도 스타 씨제이’를 세우는 등 합작 형태의 아시아시장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상하이/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 ‘2010 아시아미래포럼: 동아시아기업의 진화’ 문의는 070-7425-5237, www.asiafutureforum.org.
상하이/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 ※ ‘2010 아시아미래포럼: 동아시아기업의 진화’ 문의는 070-7425-5237, www.asiafutureforu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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