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저축은행이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에 ‘뱅크런’(예금 인출 사태) 조짐이 일어나는 등 ‘저축은행 쇼크’가 이어지고 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8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고객 3500여명이 410억원의 예금을 인출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평소 프라임저축은행의 하루 평균 예금 인출액이 20억원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무려 20배가 넘는 규모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과 예금보험공사, 저축은행중앙회는 직원 20명을 보내 현황을 점검하는 등 유동성 지원에 나섰다. 김석동 금융위원장도 이날 프라임저축은행에 유동성 지원을 할 것인지를 묻는 기자들에게 “물론이다”라고 답했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자산 규모가 1조5845억원으로, 업계 17위다.
이런 사태는 검찰 수사 소식에서 비롯됐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이성윤)는 이날 프라임저축은행 사장을 지낸 김아무개씨와 임아무개씨가 재임할 당시 2~3개 기업에 대출 한도를 넘겨 대출해준 혐의(상호저축은행법 위반)로 고발돼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금융감독원이 지난 3월 이들을 고발해와 수사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상호저축은행법은 저축은행이 개별 차주에게 자기자본의 20% 이상을 대출할 수 없도록 하고, 그 총액은 자기자본의 5배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된 당사자들이 초과대출한 혐의를 인정하고 있다”며 “통상적인 고발 사건으로 처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프라임저축은행도 이날 자료를 내어 “단순 한도 초과 대출 등에 대한 금감원의 지적 사항은 현재 시정 조처 중”이라고 밝혔다.
한편 삼화저축은행의 불법 대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석환)는 신삼길(53·구속기소) 명예회장한테서 돈을 받았다는 의혹을 사고 있는 공성진(58) 한나라당 의원과 임종석(45) 전 민주당 의원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또 이들이 돈을 받는 과정에 간여한 공 의원의 여동생과 임 전 의원의 보좌관을 출국금지하고, 이들 명의 계좌의 입출금 내역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태규 정세라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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