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구제역 접종해도 항체는 10마리에 2마리뿐…‘물백신’ 논란

등록 2017-02-07 17:09수정 2017-02-08 09:11

충북 보은농장 항체 형성률 19%
정읍 한우 농장은 고작 5% 그쳐
접종법 지켰는지 확인시스템 없고
지난해 항체검사한 농가는 7%뿐
농림부 “효능은 있다…제도 개선”
충북 보은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7일 오후 구제역이 발생한 젓소농장 인근의 소들. 보은/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충북 보은 젖소농장에서 구제역이 발생했다. 7일 오후 구제역이 발생한 젓소농장 인근의 소들. 보은/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전국의 소·돼지 축산농가에 구제역 백신 접종이 의무화됐지만 이번에 확진 판정이 난 전북 정읍과 충북 보은 소 사육 농장에선 항체형성률이 각각 5%, 19%인 것으로 조사됐다. 대다수 농가에서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확인할 시스템이 없는데다 정부의 총체적 관리 허술로 사실상 ‘물백신’을 맞은 것이나 마찬가지 상황이다.

7일 농림축산식품부의 말을 종합하면, 구제역에 걸린 전북 정읍의 한우농장은 49마리를 키우는데, 20마리를 골라내 검사하니 1마리만 항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항체형성률이 5%에 불과한 셈이다. 정읍 농장은 지난해 8월 접종한 것으로 기록에 남아 있다. 앞서 충북 보은 젖소농장도 지난해 10월 백신 접종을 했으나 항체형성률은 19%에 그쳤다. 백신 효능이 크게 떨어졌거나 제대로 접종을 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농림부 관계자는 “전문가 의견을 들어보면 백신 자체의 효능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제대로 접종이 안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제역 백신은 냉장 상태로 보관하다가 상온에 일정 시간 두어 18도 안팎에서 접종을 해야 한다”며 “두 농장 모두 차가운 상태에서 백신을 접종해 효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소는 6~7개월에 한 번씩 백신을 접종해야 하며 50마리 이상을 키우는 농장은 백신 비용의 절반을 지원받는 대신 직접 주사를 놔야 한다. 50마리 이하 농장은 백신 비용 전액을 지원받고, 수의사가 접종한다.

문제는 제대로 접종을 했는지 확인하는 시스템이 부실하다는 점이다. 백신을 제대로 접종하지 않으면 해당 농가는 과태료를 내고, 구제역이 발생하면 살처분 보상금의 20%가 깎이는데다 방역 소홀이 밝혀질 경우 추가로 20%가 더 삭감된다. 농가로서도 노골적인 ‘도덕적 해이’가 발생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오히려 90% 이상 농가에서 접종이 잘 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는게 더 심각한 문제다. 지난해 소를 키우는 9만8천개 농가의 7%인 6900곳만 항체 검사를 받았다. 마릿수로 따지면 소 330만마리 중 0.8%인 2만7천마리로, 효과 검증 시스템이 극히 부실한 셈이다.

김소연 기자 dandy@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