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의 동시 순매수에 힙입어 2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장중엔 두 달 반 만에 2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21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8.67(0.44%) 오른 1998.31로 마감했다. 지수는 전날보다 13.56(0.68%) 오른 2003.20으로 출발해 개장과 동시에 2000선을 넘어섰다. 장중 기준으로 코스피가 2000선을 돌파한 것은 지난 3월6일(장중 고가 2062.57) 이후 50거래일 만이다. 다만 장 후반 들어서는 상승 폭이 다소 줄면서 지수는 1990대 후반으로 마무리했다. 개인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2903억원과 770억원을 순매수해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기관은 3901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3거래일 연속 순매수했는데, 이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전인 2월7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도 개인과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 입어 전날보다 1.02% 오른 716.02로 마감했다.
한국의 주요 수출교역국인 미국이 50개 주 모두 제한적으로 경제활동을 재개한 점과 미 연방준비제도가 중단기 국채 금리 상승을 제한하기로 발표한 것 등이 시장 심리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지수가 2000선 턱밑까지 상승했지만, 향후 주가 방향성을 놓고는 시장 분석가들 사이에 전망이 엇갈린다. 시장 기대감과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추는 쪽은 주가 상승을 예견하지만, 기업 실적 악화를 우려하는 쪽은 상승 폭이 제한될 것으로 본다. 하인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는 구조적 불황이 아닌 단기 쇼크에 가깝다”며 “코로나19 확산세가 줄어들면 내년께 경기가 정상화될 것이고 곧바로 경제활동도 재개할 텐데, 주가가 이를 미리 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오는 하반기 코스피 예상 전망치를 1800∼2250으로 제시했다.
반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이 한국과 함께 묶어서 사는 브라질, 인도 등 다른 신흥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여전하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이 더디며, 기업 이익이 후퇴하고 있어 불확실성이 크다”고 했다. 그는 “증권사들이 코로나19 이후 기업 이익전망치를 25% 하향 조정했듯 주가지수도 2400이었던 전망치를 비슷하게 조정하면 1900∼2000 사이에 머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날 한국을 제외한 다른 아시아 증시는 하락했다. 상해종합주가지수는 0.55% 떨어졌고 일본 닛케이지수는 0.21% 하락했다.
신다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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