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 기업의 진화] 2부 중국 - 열강의 포효
4. 만리장성 안의 포털사이트
4. 만리장성 안의 포털사이트
인터넷 사용자 세계 1위
5년새 4배 증가 ‘황금알’
2014년 8억명 육박 전망
토종업체들 점유율 높아 구글의 완패, 중국 정부의 완승? 중국 정부는 지난 20일 구글차이나가 제출한 인터넷 영업면허 갱신을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 인권운동가들의 지(G)메일 해킹 사건으로 촉발된 구글과 중국 정부 사이의 갈등에서 자존심을 접은 구글이 중국 정부에 ‘준법서약’을 하고 면허를 갱신한 것이다. 구글은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검열과 이메일 해킹을 이유로 중국어 사이트(google.cn) 서비스를 중단하고, 대신 홍콩 사이트(google.com.hk)로 우회 연결되도록 했으나, 인터넷 영업 면허 신청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려온 홍콩 우회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때 ‘중국 사업 전면철수’까지 언급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구글이 결국 자존심을 접은 것은, 중국 인터넷시장의 성장 가능성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 집계로는, 지난해 말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3억8400만명으로 중국은 세계 최대 인터넷 사용국이 됐다. 2004년 9400만명에서 5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났다. 2014년에는 현재의 두 배 수준인 7억88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30%인 인터넷 보급률은 5년 뒤 58%로 증가하게 된다. 중국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은 지난해 중국의 인터넷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32%가 증가해 2000억위안(약 35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듯 엄청난 사용자 규모와 성장속도를 자랑하는 중국 인터넷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업체들은 단연 중국 기업들이다. 세계 검색시장을 지배하는 구글조차 중국에서는 강자가 아니다. 중국 바이두가 60% 안팎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데 비해, 구글은 그 절반인 30%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은 이른바 ‘인터넷의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검열체제를 고수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상업화하는 데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중국 인터넷 업체들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업체들을 따돌리고 자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도, 기업간 시장에서는 알리바바가, 개인간 시장에서는 타오바오가 세계 최대 쇼핑몰 이베이를 따돌리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펭귄 모양의 인터넷 메신저 ‘큐큐’(QQ)로 유명한 텐센트는 온라인게임·검색·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업체다. 현재 중국 인터넷 인구의 70% 이상이 메신저를 이용하는데, 큐큐 사용자의 비중이 무려 80%를 넘는다. 지난해 매출은 18억달러(약 2조원), 현재 주식의 시가총액은 400억달러(약 48조원)로 미국 야후를 웃돈다.
중국 인터넷기업에선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최첨단 서비스를 접한 유학파들이 중국 실정에 맞는 서비스로 수익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경우가 많다. 박재석 삼성증권 이사는 “중국 인터넷기업들의 특성은 무엇보다 철저한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이라며 “게임의 경우도 중국의 피시(PC) 환경에 맞게 3차원이 아닌 평면(2D)이 대세를 이루고 <삼국지>나 무협 등 자국 스토리를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의 경우 한국 업체들보다 2~3년가량 기술력이 뒤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국 특유의 현지화 전략으로 이를 너끈히 보완하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5년새 4배 증가 ‘황금알’
2014년 8억명 육박 전망
토종업체들 점유율 높아 구글의 완패, 중국 정부의 완승? 중국 정부는 지난 20일 구글차이나가 제출한 인터넷 영업면허 갱신을 허용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말 인권운동가들의 지(G)메일 해킹 사건으로 촉발된 구글과 중국 정부 사이의 갈등에서 자존심을 접은 구글이 중국 정부에 ‘준법서약’을 하고 면허를 갱신한 것이다. 구글은 지난 3월 중국 정부의 검열과 이메일 해킹을 이유로 중국어 사이트(google.cn) 서비스를 중단하고, 대신 홍콩 사이트(google.com.hk)로 우회 연결되도록 했으나, 인터넷 영업 면허 신청을 앞두고 중국 정부의 심기를 건드려온 홍콩 우회 서비스를 중단했다. 한때 ‘중국 사업 전면철수’까지 언급하며 대립각을 세웠던 구글이 결국 자존심을 접은 것은, 중국 인터넷시장의 성장 가능성 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 집계로는, 지난해 말 중국의 인터넷 사용자는 3억8400만명으로 중국은 세계 최대 인터넷 사용국이 됐다. 2004년 9400만명에서 5년 만에 4배 이상 늘어났다. 2014년에는 현재의 두 배 수준인 7억8800만명에 이를 전망이다. 현재 30%인 인터넷 보급률은 5년 뒤 58%로 증가하게 된다. 중국전자정보산업발전연구원은 지난해 중국의 인터넷시장 규모가 전년보다 32%가 증가해 2000억위안(약 35조원)에 이른 것으로 추정했다. 이렇듯 엄청난 사용자 규모와 성장속도를 자랑하는 중국 인터넷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는 업체들은 단연 중국 기업들이다. 세계 검색시장을 지배하는 구글조차 중국에서는 강자가 아니다. 중국 바이두가 60% 안팎의 점유율을 자랑하는 데 비해, 구글은 그 절반인 30% 수준에 불과하다. 중국은 이른바 ‘인터넷의 만리장성’이라 불리는 검열체제를 고수하고 있지만, 인터넷을 상업화하는 데는 그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중국 인터넷 업체들은 내로라하는 글로벌 업체들을 따돌리고 자국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고히 유지하고 있다. 전자상거래에서도, 기업간 시장에서는 알리바바가, 개인간 시장에서는 타오바오가 세계 최대 쇼핑몰 이베이를 따돌리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펭귄 모양의 인터넷 메신저 ‘큐큐’(QQ)로 유명한 텐센트는 온라인게임·검색·사회관계망 서비스 등으로 주목받고 있는 업체다. 현재 중국 인터넷 인구의 70% 이상이 메신저를 이용하는데, 큐큐 사용자의 비중이 무려 80%를 넘는다. 지난해 매출은 18억달러(약 2조원), 현재 주식의 시가총액은 400억달러(약 48조원)로 미국 야후를 웃돈다.
중국 인터넷기업에선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 최첨단 서비스를 접한 유학파들이 중국 실정에 맞는 서비스로 수익모델을 만드는 데 성공한 경우가 많다. 박재석 삼성증권 이사는 “중국 인터넷기업들의 특성은 무엇보다 철저한 로컬라이제이션(현지화)”이라며 “게임의 경우도 중국의 피시(PC) 환경에 맞게 3차원이 아닌 평면(2D)이 대세를 이루고 <삼국지>나 무협 등 자국 스토리를 기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의 경우 한국 업체들보다 2~3년가량 기술력이 뒤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중국 특유의 현지화 전략으로 이를 너끈히 보완하고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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