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담당 임원 사직서 수리하며 내부 재정비
직원들 인수 기대감·구조조정 불안감 드러내
직원들 인수 기대감·구조조정 불안감 드러내
16일 항공업계 설명을 종합하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3일 사임을 표한 김이배 전략기획본부장(전무), 김호균 재무담당 상무 등 재무담당 임원들의 사직서를 15일치로 수리했다. 두 사람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강도 높은 자구책을 요구하던 시기에 사임을 표했는데,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별다른 자구책이 없는 상황에 책임을 느끼고 담당 임원들이 사의를 표했다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당시 한창수 아시아나항공 사장도 사의를 표했으나, 이후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산적한 현안을 책임 있게 완수하는 데 우선 매진할 것이다. 제 거취와 관련된 모든 결정은 그 이후의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두 임원의 후임으로 임명된 이들이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손발’ 역할을 했던 자금팀 출신이라는 점에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이배 전 본부장의 후임인 진종섭 신임 전략기획본부장과 김호균 상무 후임인 최아무개 재무담당 임원 직무대행은 모두 아시아나항공 자금팀장 출신이다. 박 전 회장 측근으로 꼽히는 한창수 사장도 자금팀장을 거친 바 있다. 이에 대해 업계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이뤄질 실사를 대비한 인사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실사에서 아시아나항공의 부실 등이 추가로 드러나면 인수가격은 더 낮아질 수 있다. ■ 직원들은 안도하면서 동시에 ‘구조조정’ 불안감
아시아나항공 매각 소식이 알려진 뒤 직원들 사이에서는 안도감과 불안감이 동시에 나타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 직원 ㄱ씨는 “연령대가 높거나 부장급 이상인 사람들은 불안해하는데, 젊은층에선 기대에 차있다”며 “반복되는 오너리스크로 ‘오래 못 다닐 회사’란 인식이 컸는데 누구라도 평생직장으로 만들어준다면 젊은 직원들은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 ㄴ씨는 “지금은 일한 만큼 대우를 못 받는다는 생각이 커 인수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지만, 한편으론 인수기업이 구조조정을 할 거란 걱정도 있다”고 말했다. ㄷ씨는 “누가 인수해도 지금보다 낫겠으나 몇 년간 ‘빚잔치’ 여파가 클 듯하다”고 했다. 심규덕 아시아나항공노조위원장은 “매각으로 구조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하는데, 만약 인적 구조조정이 있을 경우 사활을 걸고 다투겠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회장과 한 사장은 매각이 결정된 뒤 임직원들에게 매각 배경을 설명했다. 박 전 회장은 15일 사내게시판에 글을 올려 “지난번 회계 사태 이후 모든 책임을 지고 제가 대표이사에서 물러났고 회사의 자구안이 채권단에 제출됐지만,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며 “(매각) 결정으로 인해 아시아나항공 임직원 여러분께서 받을 충격과 혼란을 생각하면 그간 그룹을 이끌어왔던 저로서는 참으로 면목 없고 민망한 마음이다. (중략) 아시아나항공이 조속히 안정을 찾고 더 나아가 변함없이 세계 최고의 항공사로 발전해 나가길 돕고 응원하겠다”고 썼다. 한 사장도 15일 오후 사내게시판에 “(매각은) 영업실적 및 차입금 규모에 대한 금융시장의 우려가 금융 조달의 어려움으로 이어지는 최악의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불가피한 조치”라며 “회사의 분위기를 일신하고 더 많은 고객께 최고의 안전과 서비스로 만족을 드릴 수 있도록 본연의 업무에 더욱 더 정진해달라”고 당부했다. 신민정 최하얀 기자 shin@hani.co.kr ◎ Weconomy 홈페이지 바로가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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