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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산업·재계

주식거래 정지~매각 결정 ‘숨가빴던 25일’…아시아나에 무슨 일이

등록 2019-04-16 16:49수정 2019-04-16 20:13

5월 이후 ‘운명의 시간’ 예상됐지만
감사의견 ‘한정’ 사태로 파국 당겨져
시장신뢰 추락하고 신용등급 하향위기
채권단 “실질적 방안 가져오라” 압박
“박삼구 회장, ‘매각이 답’ 빠른 결단”
그래픽_김지야
그래픽_김지야
숨가쁜 25일이었다. 아시아나항공이 ‘한정 의견’으로 주식거래 정지된 뒤 공식 매각 발표가 나오기까지는 한 달도 걸리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은 애초부터 높은 부채비율, 특히 자산유동화증권(ABS) 등 시장성 차입에 대한 높은 의존도 때문에 ‘시한폭탄’이나 다름 없었다. 다만 업계는 ‘운명의 시간’을 1분기 사업보고서가 나올 5월 이후로 보고 있었다. 운용리스(2조9천억원)가 부채에 포함되는 새 회계기준에 따라 지난해 말 649.3%인 부채비율이 1000% 이상으로 폭등할 게 예상됐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신용등급이 현재의 ‘BBB-’에서 투기등급인 ‘BB’로 하락해 자산유동화증권 조기상환 트리거가 발동되고, 여차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로 이어질 위기였다. 그러나 삼일회계법인이 지난달 22일 감사의견 ‘한정’을 내면서 ‘파국’은 앞당겨졌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21일 감사인인 삼일회계법인과 협의를 마무리하지 않고 재무제표를 이사회에서 통과시키고 의사록을 삼일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일회계법인이 ‘한정 의견을 낼 수 있다’고 경고했는데도 아시아나는 일방통행이었다고 한다. 아시아나가 이런 ‘무리수’를 둔 것은 기존 유동성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 평가다. ‘부실 규모를 숨겨야 하다 보니 자료 제출을 제대로 안 한 것’이란 지적이다.

이튿날 한정의견을 받아 든 아시아나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한창수 아시아나 대표이사 등이 삼일과 재협의에 나서고 감사 자료를 다시 제출했다. 이어 지난달 27일 나온 수정 재무제표(연결기준)에서 부채비율은 505%에서 649%로 급증했다. 그 사이 한국신용평가원 등이 아시아나를 신용등급 하향 검토 대상에 등록하는 등 시장 신뢰는 곤두박질쳤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28일 ‘사태에 책임을 지겠다’고 나섰다.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산업 대표이사·등기이사직에서 사퇴한다고 발표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사퇴만으로는 지난해 4월 채권단과 맺은 1년짜리 재무구조 개선 약정(MOU)이 충분이 이행되지 못한 상황과 시장의 신뢰 추락을 무마할 수 없었다. 한창수 대표이사가 1일 “자산 매각, 비수익노선 정리, 조직개편 단행”을 통해 경영정상화를 하겠다고 담화문을 발표했지만 역시나 시장 반응은 싸늘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10일 채권단에 ‘총수 일가가 보유한 금호고속 지분을 담보로, 유동성 5천억원을 지원하고 3년을 달라’는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지만 이 역시 거절됐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박 전 회장과 금호에 보낸 신호는 줄곧 다르지 않았다. 경영을 정상화하고 시장신뢰를 회복할 실질적 방안을 강구하란 것이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1일 “박삼구 회장이 물러나고 아들(박세창 아시아나아이디티 사장)이 경영하겠다고 하는데 그 두 분이 뭐가 다른지”라고 말했다. 채권단은 같은 날 공식자료를 내어 ‘유상증자 등의 방안’이 없다고 거절했다. 채권단이 유상증자를 거론한 것부터가 매각을 뜻한 것이라고 해석됐다. 채권단과 금호 협의 결과를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채권단이 거절한 뒤 12일부터 논의 속도가 빨라졌다. 주말 전에 매각 협의가 사실상 완료됐다”며 “박 회장이 빠르게 아시아나항공을 포기한 것은 매각만이 모두가 사는 유일한 방안인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하얀 기자 ch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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