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부동산

집값 폭등, 식어가는 경기에 된서리

등록 2006-11-14 19:30수정 2006-11-15 09:31

“집값 좀…” 애타는 목소리 경제정의실천연합의 한 회원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앞에서 ‘아파트값 거품빼기 대책 촉구 및 10만 서포터즈 모집’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이 쓴 문구를 거리에 걸고 있다. 이날부터 서명을 받기 시작한 경실련은 10만명의 도우미가 모이면, 정부와 정치권에 집값 안정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국민대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집값 좀…” 애타는 목소리 경제정의실천연합의 한 회원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덕수궁 앞에서 ‘아파트값 거품빼기 대책 촉구 및 10만 서포터즈 모집’ 캠페인에 참여한 시민들이 쓴 문구를 거리에 걸고 있다. 이날부터 서명을 받기 시작한 경실련은 10만명의 도우미가 모이면, 정부와 정치권에 집값 안정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국민대행진을 벌일 계획이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대출원금 209조 이자 9조…빚갚느라 민간소비 ‘뚝’
‘집값상승→소비증가’ 한국선 안통해…“미국과 달라”
경기가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집값마저 크게 올라 경기 둔화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리나라 가계의 주택 관련 대출 이자 부담이 큰 탓에 소득이 늘어도 소비를 할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내수 부진에서 벗어나려면 집값부터 안정시켜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소비 짓누르는 이자 부담 = 올 10월 말 현재 우리나라 도시 근로자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342만4천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늘어났다. 하지만 개인들의 실제 돈주머니의 크기를 뜻하는 처분 가능 소득 증가율은 1.8%에 그쳤다. 비소비지출이 그사이 14%나 늘어났기 때문이다. 비소비지출엔 이자 지급액과 조세·공적연금 등이 포함된다.

한국은행 통계를 보면, 지난해 가계가 금융회사 대출 이자를 갚는 데 쓴 돈은 모두 26조9712억원이다. 국내총생산(GDP)의 3.4%에 이르는 규모다. 국민 1인당 평균 60만원을 이자로 낸 셈이다. 특히 2002년 이후 집값이 오르면서 주택 담보대출이 크게 늘었다. 10월 말 현재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 중 주택 담보대출액은 60%가 넘는 209조6801억원에 이른다. 이자 지급액도 덩달아 불어나 2002년 7조4999억원에서 지난해 9조7143억원으로 늘어났다.

개인 순처분 가능 소득(NDI)에서 주택 담보대출 이자 지급액이 차지하는 몫은 2002년 1.93%에서 지난해 2.11%로 증가했다. 올 3분기 들어 주택 담보대출이 크게 증가한 것을 고려하면, 연말께 그 비율은 2.5%대까지 솟아오를 가능성이 크다.

개인들이 늘어난 소득으로 원금은 고사하고 이자를 갚느라 허덕이다 보니 정작 소비를 할 여력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민간소비는 2002년 7.9% 늘어난 뒤 2003년(-1.23%)과 2004년(-0.32%) 두 해 동안 오히려 줄어들다가, 지난해 소폭 상승세(3.22%)로 돌아섰다. 홍종학 경원대 교수(경제학)는 “민간소비 증가율이 마이너스를 보인 2003년과 2004년은 특히 집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던 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또 올 2분기 이후 민간소비가 다시 주춤해지기 시작한 것도 집값 상승 움직임과 관련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값 안정시켜야 경기 살아나 = 전문가들은 2000년대 들어 우리 경제가 경기 회복기보다 침체기가 훨씬 길어진 것은 무엇보다 민간소비가 힘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국내총생산의 70% 이상을 차지하던 민간소비가 2000년대 들어서는 50%대로 떨어졌다.

송태정 엘지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부동산 가격이 올라 소비심리가 개선되는 자산 효과는 주로 고소득 계층에서 나타날 뿐”이라며 “내수를 떠받치는 중산층 이하의 소비심리를 개선하기 위해선 집값 안정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정부가 경기 침체 가능성을 들어 부동산 대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홍종학 교수는 “집값이 떨어져 경기 둔화가 우려된다는 미국과 우리의 상황은 전혀 다르다”며 “미국은 기본적으로 과열된 경기를 연착륙시키는 과정에서 집값 안정이 필요한 반면, 우리는 하루빨리 경기 둔화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최우성 기자 morgen@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