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가스판매업협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10월 강원도 속초 한화리조트에서 열린 연수회에서 중장기 발전방안에 대한 용역보고서 설명을 듣고 있다. 사진 서울가스판업협동조합 제공.
어떤 산업이든 부침은 있기 마련이다. 경쟁구조의 전환, 기술발전 속도, 소비선호의 변화 등에 따라 저무는 산업이 있는가 하면 뜨는 산업도 생긴다. 산업 기반이 점차 위축되는 분야에서 사업하는 이들은 다른 활로를 찾아야 한다.
협동조합은 이런 활로 모색의 창구를 제공한다. 여럿이 함께 힘과 지혜를 모으면 타개책을 찾는다. 서울가스판매업협동조합(이사장 이영채 관악에너지 대표)이 그 사례다. 조합은 서울지역 가정이나 업소에 액화석유가스(LPG)를 용기(가스통)에 담아 판매하는 사업자들이 구성한 조직이다. 차량용 엘피지 충전소를 제외한 서울시내 대부분의 액화석유가스 판매사업자가 조합원이다.
1992년에 발족해 한때 조합원 수가 700명을 웃돌다가 지금은 90명으로 줄었다. 허가받은 가스판매사업자가 그만큼 줄어든 탓이다. 업계 통폐합도 이뤄졌다. 동창헌 조합 상무이사는 “도시가스 보급 확대에다 전기를 이용한 시스템난방시설의 증가 등으로 용기가스 시장은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영세 업소와 변두리 가정에 공급하는 물량으로 사업을 이어가고 있으나, 연탄처럼 다른 연료와의 경쟁에서 결국 밀려나지 않을까 하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위기에 대한 우려는 협동의 동력이 되기도 한다. 이영채 이사장은 “회원사들이 공통으로 겪는 경영애로 사항은 판매물량 감소”라며 “2012년 취임 뒤부터 조합원들 간 소통 강화와 신뢰 구축을 바탕으로 시장 안정화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 안정을 위해 조합이 역점을 두는 공동사업은 ‘고객 안전’ 서비스이다. 사업권역별로 조합 회원사들을 묶어 가스사용자 안전 점검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노후시설이나 불량설비는 무료로 교체해주도록 하고 있다. 이영채 이사장은 “가스 사용은 사고 위험이 뒤따라 공급자가 고객 안전을 위해 밀착서비스를 해주는 게 의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 지원을 얻어 독거노인, 소년소녀 가장 등 취약계층과 영세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한 연료비 지원사업도 꾸준히 펼치고 있다.
유통구조의 개선도 과제다. 액화석유가스의 유통구조는 도시가스보다 복잡하다. 정유회사나 수입사가 들여온 가스를 전국 각지의 충천소와 저장소를 거쳐 다시 시군구 단위의 판매업자가 용기에 담아 최종수요자에게 공급하는 구조이다. 대기업들만 참여하는 도시가스와 달리 2~3단계를 더 거쳐야 한다.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에게 비효율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소형 저장시설의 공동시공, 권역별 공동배송제 도입 등이 최근 조합에서 검토하는 개선 방안이다.
협동조합의 경제는 사람을 중시한다. 같은 사업을 해온 사람끼리 모여 경험을 바탕으로 돈독한 관계를 구축하면 활로를 개척하는 힘이 나온다. 서울가스판매업협동조합은 그런 힘을 모아가는 중이다. <끝>
박순빈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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