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주들이 때 아닌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바람을 타고 있다. FTA 협상진전에 따라 현재 49%로 제한된 기간통신사업자 외국인 지분율 제한이 풀릴 것이라는 강한 기대감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실제 한.미 FTA 협상개시 선언을 앞둔 2일 증권시장이 외국인들의 매물에 밀려 이틀째 하락했지만 SK텔레콤[017670]은 2개월만에 처음으로 장중 20만원대를 넘어선 후 상승폭이 소폭 줄어 2.86% 오른 19만7천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모멘텀 상실상태'라는 혹평을 받았던 KT[030200](2.33%)도 거의 한 달 만에 장중 4만원대를 뚫었다.
이밖에 사흘 만에 반등에 나선 KTF[032390]는 4.51%의 상승률을 보였고 코스닥시장의 하나로텔레콤[033630]도 약세를 보인 지 하루만에 6.25%의 높은 상승률을 보이며 전날의 3배 가까운 909만주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뚜렷한 개선조짐 없는 영업실적과 대세 상승장 속에서도 횡보하는 주가로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통신주들이 약세장 속에 느닷없는 강세 흐름을 탄 것은 라 FTA 협상 과정에서 기간통신사업자에 대한 외국인 지분제한 철폐가 논의될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
실제 SK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은 이날 현재 정확히 49%로 외국인들의 추가 매입 여지가 없는 상태이며 KT도 47.53%로 이미 한도가 거의 목까지 차오른 형국이다. 하나로텔레콤 역시 외국인 지분율이 48.96%에 이르렀고 KTF 정도만 23.01% 정도로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핵심 통신주 대부분은 그동안 외국인 매수세가 유입돼도 수급상 도움을 받지 못했으나 앞으로 외국인 지분율 제한이 풀리면 적어도 주가수익률 측면에서는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모으기에 충분하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하지만 정부측은 이런 증권가의 기대감과는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부 관계자는 주식시장의 통신주 외국인 지분제한 철폐 루머에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으며 할 생각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이외에 통신업체에 대한 특별한 규제완화책도 현재 검토되거나 추진되는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김종수.국기헌 기자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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