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경제학상 폴 크루그먼 “위기 부채질하고 평가라니”
장하준 “신평사 재정비를” 화난 미의회선 조사 압박
재정적자·정치력 부재 들어 한쪽선 ‘용기있는 고언’ 평가
*S&P : 미국등급 강등 신용평가사
장하준 “신평사 재정비를” 화난 미의회선 조사 압박
재정적자·정치력 부재 들어 한쪽선 ‘용기있는 고언’ 평가
*S&P : 미국등급 강등 신용평가사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단계 내리면서 발생한 세계 증시 폭락 현상이 심화되자 ‘무소불위’의 칼자루를 쥐고 세계경제를 좌지우지하는 이들 신용평가사에 대한 비판이 다시 불붙고 있다. 특히 에스앤피에 대해서는 저주에 가까운 비난이 쏟아지고 있고, 미 의회는 에스앤피에 대해 조사를 벌이겠다고 나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신용등급 하락이 ‘입에는 쓰지만 꼭 필요한 고언’이라는 평가도 슬그머니 고개를 들고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프린스턴대 교수인 폴 크루그먼은 7일(현지시각) <뉴욕 타임스> 기고를 통해 에스앤피를 ‘패륜아’에 비유했다. 그는 에스앤피가 “부모를 죽이고 나서 고아가 됐다며 자비를 호소하는 젊은이나 마찬가지”라며 “신용평가사는 그 판단을 믿어야 할 가장 마지막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의 재정적자가 이 지경이 된 것은 2008년 발생한 금융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으며, 당시 에스엔피는 모기지 상품에 ‘AAA’를 부여하고 파산한 리먼브러더스에 ‘A’를 주며 위기를 부채질했다고 지적했다. 이런 회사가 미국의 신용도를 평가하는 것이 ‘어불성설’이라는 말이다.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8일 영국 <가디언> 기고를 통해 신용평가사 규제를 중심으로 재정시스템을 완전히 재정비해야 이번 채무위기를 벗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2008년 금융위기를 통해 신용평가사들이 무능력하다는 것이 확실해졌음에도 아무런 조처를 취하지 않았고, 그 덕분에 현재 이런 부조리를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독점 상태나 마찬가지인 신용평가 회사에 경쟁요소를 도입하기 위해 회원국들이 공동 출자한 유엔 기구처럼 객관적이고 투명한 공공의 신용평가회사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의회는 에스앤피에 대한 조사 계획을 흘리며 직접적으로 압박에 나섰다. 미 언론들은, 미 의회 관계자가 상원 은행위원회가 에스앤피의 결정에 대한 정보를 수집 중이라고 전하며 청문회 개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나 모든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하지만 미국의 재정적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과 부채 한도 증액 과정에서 불거진 정치력 부재를 부인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점에서, 에스앤피의 등급 강등이 용기있는 행동이었다는 평가도 일부에서 나오고 있다.
에스앤피의 신용등급 평가 책임자인 데이비드 비어스는 8일 미 <에이비시>(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등급 강등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며 “미 재무부도 미국의 국가 재정이 회복 불가능한 길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과 지지부진한 협상 과정에서 미국의 평판이 타격을 입었다는 분석에는 동의하면서 강등은 안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시엔엔>(CNN)은 1993년 ‘캐나디안 본드 레이팅 서비스’가 캐나다 정부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하며 발생한 캐나다의 금융위기가 현재 국내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이 34%밖에 되지 않는 우량국가로 변신시키는 초석이 됐다는 분석을 전하며 에둘러 에스앤피의 결단을 지지했다.
반면 무디스는 8일 미국 국채의 신용등급을 기존 ‘AAA’로 계속 유지할 방침을 재확인했다. 미국이 기축통화인 달러화 발행국으로 다른 나라보다 높은 부채 수준을 감당할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의 스티븐 헤스 애널리스트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정치권이 2개월간의 협상 과정에서 과거보다 심하게 싸우기는 했어도 결국은 합의를 도출했다”고 말했다. 과정보다는 결과를 중시한 분석인 셈이다.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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