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홍해에서 침몰한 이집트 여객선 ‘알살람 보카치오 98’이 항해 도중 화재가 발생해 승객들이 회항을 요구했으나 승무원들이 이를 거부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비비시(BBC)>가 5일 전했다. 이 사고로 1천여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생존자 아흐메드 압델 와하브(30)는 사고 여객선이 출항한 지 2시간 정도 지났을 때 자동차가 실려 있던 화물칸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며 “승객들이 회항을 요구했으나, 승무원들이 불이 다 꺼졌다며 이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불길은 3∼4시간 뒤 급속히 되살아났다. 승객들은 불길을 피해 갑판 한쪽으로 몰렸고, 무게중심을 잃은 배는 거꾸로 뒤집어진 채 가라앉기 시작했다.
일부 생존자들은 배가 침몰하기 시작하자 선장과 승무원들이 먼저 구명보트에 올라탔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에이피(AP)통신>이 전했다. 1300여명의 승객 가운데 1천여명이 희생됐는데, 승무원들은 절반 가량인 40여명이 살아남은 것으로 알려져 이런 의혹을 부채질하고 있다.
유강문 기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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