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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중동·아프리카

아랍의 목소리 ‘영광과 수난’

등록 2006-10-31 18:38수정 2006-10-31 23:54

알자지라 개국 10돌
알자지라 개국 10돌
지국 잇단 폐쇄에도 균형 보도
시청자 5천만…최고 아랍브랜드
테러에 이용 비난도…미 “사악”
지난 25일 북아프리카의 튀니지는 카타르 주재 자국 대사관을 폐쇄했다. “형제국”인 카타르 정부와의 마찰 때문이 아니라, 카타르 도하에 본사를 둔 위성방송 〈알자지라〉의 “적대적 시도”를 묵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이 방송이 튀니지의 반정부 인사를 인터뷰한 게 발단이었다.

언론보도를 이유로 대사관을 문닫거나 외교사절을 소환하고, 언론사 지국을 폐쇄하는 일은 중동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다. 〈알자지라〉는 그런 일에 단골로 등장한다. 이 언론사 보도를 빌미로 리비아와 모로코가 카타르 주재 대사를 소환했고,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은 〈알자지라〉의 특파원 파견을 불허하고 있다.

알자지라
알자지라
격동하는 중동 국제정치의 한복판에 서 있는 〈알자지라〉가 1일 개국 10주년을 맞는다. 서구 언론들이 정작 주인공들의 입장은 전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아온 중동문제에서 아랍어로, 아랍인들의 목소리를 전해 온 이 방송은 10년만에 5천만명 이상의 단골 시청자를 확보한 세계적 언론사로 발돋움했다. 2001년 9·11테러 뒤 오사마 빈라덴의 메시지를 담은 녹화테이프를 방영해 크게 이름을 알리기도 했다. 〈포브스〉 아랍어판은 최근 〈알자지라〉를 최고의 아랍 브랜드로 꼽았다.

〈알자지라〉는 1996년 〈비비시(BBC) 월드〉 아랍어방송 직원 20여명을 끌어들여 카타르 왕실의 투자로 개국했다. 현재 중동·서유럽을 중심으로 34명의 특파원을 두고 있다. 카타르 왕실은 그동안 편성에 직접 간여하지 않아, 공정성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알자지라〉는 특히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서 다른 언론이 접근하지 못하는 현장에서 수많은 특종을 발굴하고 사실을 전하면서 성가를 올렸다. 2004년 고 김선일씨 납치사건도 가장 먼저 전했다. ‘납치 화면’ 방영으로 테러집단에 이용당한다는 비난도 있지만, 〈알자지라〉는 ‘객관성’과 ‘균형’이라는 원칙에 따라 상반된 입장들에 충분한 자기표현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정평이 났다.

와다 한파르 회장은 최근 튀니지 정부와의 문제에 대해 “어떤 인물을 취재할 때, 우리가 그의 입장에 찬동한다는 것은 아니다”며 튀니지 정부에도 충분한 반론 기회를 주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누구한테나 표현 기회를 제공한다는 〈알자지라〉의 태도는 극단적 상황이 펼쳐지는 중동에서는 누구든지 적으로 만들 위험성도 내포한다.

침공 세력인 미국·영국이나 권위적인 아랍 정권들 모두 〈알자지라〉가 말하는 진실과 사실에 불편해한다. 특히 미국의 증오는 격렬하다. 도널드 럼스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사악하고 용서할 수 없다”는 ‘저주’를 퍼붓기도 했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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