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군부의 쿠데타로 철퇴를 맞은 이슬람주의 단체 무슬림형제단 세력이 5일(현지시각)을 ‘거부의 날’로 선언하고 대규모 시위를 벌이며 저항을 시작했다. 급진 이슬람주의자로 추정되는 무장세력이 이집트 북동부의 검문소와 군 공항, 경찰서를 습격해 총격전을 벌여 군인 1명이 숨지는 등 폭력적 충돌의 그림자도 드리워지고 있다.
6월30일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지 나흘 만에 군부가 개입해 무슬림형제단 출신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을 내쫓고 과도 행정부가 구성된 이집트의 정국이 어디로 향할지, 이번 주말이 중대한 고빗사위가 될 전망이다.
무슬림형제단의 고위 성직자인 압둘라흐만 바르는 이날 무르시 지지자 수만명이 모인 카이로의 라바아 모스크 광장에서 “독재정권으로 회귀하려는 쿠데타를 거부한다”는 성명서를 낭독했다. 무슬림형제단은 금요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인파를 결집해 거리에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쿠데타를 주도한 압둘파타흐 시시 국방장관의 처벌과 무르시 대통령의 복귀를 주장했다. 군부는 ‘평화시위’를 보장한다고 밝혔지만, 무슬림형제단 고위 간부들이 대거 체포되는 상황에서 격앙된 무르시 지지자들이 자제심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맞서 반무르시 진영도 이날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 수천명의 시위대는 “6·30(6월30일) 혁명을 사수하자”며 군부 쿠데타로 들어선 과도정부를 지지하는 시위를 벌였다. 앞서 국영 방송사와 친무르시 성향의 방송사와 신문사 등에 폐쇄 명령을 내린 군부는 이날 카타르 방송 <알자지라>의 이집트 지사를 점거해 28명의 기자를 억류했다고 <시엔엔>이 전했다.
한편, 아프리카연합은 이날 이집트의 회원 자격을 정지시켰다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전했다. 아프리카연합은 “헌정을 파괴한 정권교체는 회원 자격을 박탈하도록 돼 있는 규정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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