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사와르서 최소 5명 숨져…탈레반 “우리 소행”
파키스탄 북서부의 페샤와르에 있는 미국 영사관이 5일 자살폭탄 차량과 무기로 무장한 테러범들의 집중공격을 받아 파키스탄 보안요원 등 최소 5명이 숨졌다. 인근 지역에서 열렸던 한 정당 집회에서도 대형 폭탄테러로 40여명이 희생됐다.
<아에프페>(AFP) 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께 페샤와르에 있는 미국 영사관 앞 초소에 2대의 차량에 나눠 탄 최소 6명의 무장괴한이 들이닥쳐 제지하는 경찰과 총격전을 벌였다. 현지 방송들은 이들이 삼엄한 경비를 뚫으려 근처에 터뜨린 3차례 폭탄으로 검은 연기가 치솟는 모습을 보도했다. 영사관 내부는 피해가 없었지만, 이 과정에서 파키스탄 보안요원 2명과 테러범 등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영사관 공격 직전 인근 로워디르 지구에서는 파슈툰계 이슬람정당인 아와미국민당(ANP)의 대중 집회장에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일어나, 40여명이 숨지고 수십명이 다쳤다.
탈레반 쪽은 <아에프페>에 전화를 걸어 이날 공격이 자신들이 저지른 일이라 주장하며 “우리에겐 2800~3000명의 ‘페다인’(자살 폭탄자)이 있으며 미국인이 있는 어느 곳이든 추가 공격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 타임스>는 며칠 전 탈레반의 자살폭탄 훈련관이라고 밝힌 인물이 한 파키스탄 매체에 “지난해 말 아프간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기지 공격(자살폭탄 테러)의 기억을 되살리는, 중요하고 민감한 타깃을 조만간 공격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은 파키스탄 정부군과 미국의 대대적인 북서부 국경지대 소탕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무장세력이 이 지역에 힘을 갖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김영희 기자 do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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