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센룽 주임, 인터넷에 부동산 개발 비판해 주목
중국 부동산 개발상들의 ‘공적 1호’로 꼽히던 이센룽(49) 중국사회과학원 금융연구중심 주임이 사표를 낸 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배경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주임은 개발상들의 폭리가 부동산값 폭등의 주범이라고 주장하며, 이들을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인터넷 등에 올려 세인의 주목을 끌었다.
중국 언론들은 23일 “이 주임의 연구 태도가 엄격하지 못했다”는 리양 금융연구중심 소장의 말을 빌려, 이 주임이 주임직을 사임하고 연구원으로 돌아갔다고 보도했다. 리 소장은 “부동산 문제는 차를 몰고 시내를 몇 바퀴 돌았다고해서 쉽게 말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며 “우리는 근거 없는 내용을 언론에 발표하는 것을 허락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 주임은 사회과학원이 해마다 실시하는 주임 평가에서 밀려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주임은 개발상의 폭리를 거침없이 비판하면서 인터넷의 인기 논객으로 떠올랐다. 개발상의 폭리만 제거하면 베이징 집값은 30%, 상하이 집값은 50%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최근엔 주식시장에 거품이 끼였다고 지적하며 폭락을 예고하기도 했다. 사회과학원은 이런 그의 돌출행동 때문에 적잖은 곤욕을 치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주임은 자신의 사임 배경에 부동산 개발상들의 집단적 압력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언론의 추측을 일축했다. 그는 “나는 압력에 굴복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나는 오로지 사회의 이익을 위해 말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독설이 넘치던 그의 블로그에는 나흘 전부터 새 글이 올라오지 않고 있다.
베이징/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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