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바로 아래 지역에서 4~5시 방향이 바로 ‘청두’ 출처: <유에스에이투데이>
붕괴우려 쯔핑푸댐 검사 “크게 걱정스럽진 않다”
쓰촨 대지진의 진앙지인 원촨현으로 들어가는 산길에 자리잡은 쯔핑푸댐은 지진의 직격탄을 맞아 곳곳에서 혈흔을 드러내고 있었다. 댐 윗부분의 콘크리트 난간은 모두 부서졌다. 댐 아래로 내려가는 철제 난간도 곳곳이 휘어 땡볕에 휜 엿가락을 연상케 했다. 중국수전국 직원이 밧줄을 타고 댐 몸체 중간에 붙어 댐 상태를 점검하는 도중 어깨에 멘 카메라가 댐을 스칠 때마다 돌더미들이 주룩룩 굉음을 내며 밑으로 떨어진다. 댐 위에선 첨단 위성장비를 동원한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 위성장비를 조작하고 있던 황아무개(28)는 “겉으로 보이는 것보다 속 상태가 중요하다”며 “현재로선 크게 걱정스러운 상태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지진이 발생한 지 나흘째인 15일 이재민이 1천만명이라는 발표가 나오는 가운데 쓰촨성 일대 댐들도 대거 균열된 것으로 밝혀져, 2차 재앙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쓰촨성 일대 400곳에 육박하는 댐이 파손된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쓰촨성 일대 대형 댐 2곳과 중형 댐 28곳 등 391개 댐이 파손됐다고 밝혔으나 댐의 이름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충칭직할시 시내에 있는 댐 17곳에도 균열이 생겨, 충칭시가 비상사태에 들어갔다.
중국 수리부는 이 댐이 무너질 경우 두장옌시 전역은 물론 청두평야 일대가 침수하면서 2차 재앙이 발생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댐의 상층부는 이미 변형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다. 함께 이어져 있던 콘크리트 난간과 도로는 50~60㎝ 이상 벌어졌다. 불도저가 옆을 지날 때마다 굉음에 놀란 돌부스러기들이 틈 속으로 빨려 들어가고 있었다.
하류에 사는 피난민들은 공포에 떨고 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채 하천 근처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이들은 15일 아침 비가 뿌리자 더욱 가슴을 졸였다. 피난민 리창핑(47)은 “쯔핑푸댐은 아바주 등 상류 4곳에서 내려온 물을 막아주는 곳”이라며 “댐이 무너지면 청두까지 온통 물에 잠길 것”이라며 걱정했다.
수천년 동안 민강을 지키고 있던 두장옌의 둑도 이번 지진으로 곳곳이 파손된 상태다. 한 피난민은 “지진이 닥친 뒤 상류 지방에 폭우가 내려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지진으로 댐이 안에서 곪았다면 본격적인 우기가 닥칠 때 견디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댐 근처에선 계속 방류가 진행되고 있다. 피난민들은 댐이 받는 압력을 줄이려 수위를 낮추는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 관연 <신화통신>은 이날 지진 피해를 당한 지역은 아바·청두·양·더양 등 6개 시로, 면적이 남한의 66%에 이르는 6만5천㎢이며, 직접 피해를 본 주민만 1천만명이라고 보도했다. 이 지역 인구인 2천만명의 절반이다. 신화통신은 15일 당국자의 말을 인용해 앞으로 사망자가 5만명에 이를 수 있다고 보도했다. 강력한 여진 발생이 앞으로 1~2개월 동안 예고되는데다, 댐 붕괴 등 2차 대재앙이 현실화될 경우 쓰촨성 대지진의 피해와 사망자는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커질 전망이다.
두장옌(쓰촨성)/유강문 특파원 m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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