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애도 속 장례 미사 엄수
3일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에서 발생한 지하철 탈선 전복 사고의 원인은 과속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발렌시아 지방 정부가 4일 밝혔다.
발렌시아 교통부 장관인 호세 가르시아 안톤은 성명에서 "사고 열차가 커브길에서 정상 속도의 두배인 시속 80㎞의 속도로 달렸다는 사실이 블랙박스 자료에서 드러났다"고 밝혔다.
가르시아 안톤은 "열차 사고의 원인은 과속이었지만 왜 과속이 있었는지 설명할 근거가 없다. 열차 기관사가 의식을 잃었거나 몸에 다른 이상이 생겨 대응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관리들은 원인 규명에 도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기관사 사체에 대한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초 정비 불량을 지적했던 발렌시아 열차 기관사 노조도 사고 열차가 위험한 커브길에서 지나치게 빠른 속도로 달렸다는 점을 수용했다.
정부가 테러 공격 가능성을 배제한 가운데 한 생존자는 로이터통신에 사고 당시 공포에 질린 일부 승객이 테러 공격으로 오인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당국이 사체 확인 작업을 벌여 사망자 41명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신원이 확인됐다. 대부분의 희생자가 발렌시아 지역 주민들이고 아르헨티나인, 파라과이인, 콜롬비아인, 베네수엘라인, 불가리아인이 한명씩 포함돼 있다.
부상자 수는 47명으로 집계됐고 이중 2명이 위독한 상태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이번 사고로 스페인 전역이 추모 분위기에 휩싸인 가운데 4일 오후 발렌시아 성당에서 장례 미사가 엄수됐다.
발렌시아 대주교의 집전으로 진행된 미사에는 후안 카를로스 국왕과 소피아 왕비, 호세 루이스 사파테로 총리 등이 참석했다. 사파테로 총리는 인도 방문 길에 사고 소식을 접하고 급히 귀국했다.
발렌시아 당국은 사망자 한명당 3~6만 유로씩의 보상금을 지급한다고 발표했다.
이성섭 특파원 leess@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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