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인 시위대가 22일 이스탄불의 6세기 비잔틴 기념물인 성 소피아 박물관에서 내주로 예정된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방문에 항의하는 슬로건을 외치고 있다(AP=연합뉴스).
에르도간 총리 공항서 교황 영접 계획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방문을 앞두고 터키에서 교황 방문 반대 시위가 격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터키의 민족주의 이슬람 정당인 대통합당(BBP)은 25일 내주 교황의 이스탄불 고대 비잔틴 교회 방문에 맞춰 대규모 시위를 벌일 것을 지지자들에게 호소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지난 22일 이스탄불 아야 소피아 사원 점검 시위를 주도한 대통합당은 항의 시위를 통해 교황이 아야 소피아 사원을 방문하려는 계획과 의도를 비판해야 한다며 사원 인근에 있는 베야지트 광장에서 열리는 시위에 참여할 것을 촉구했다.
아야 소피아 사원은 1천년 동안 전 세계에서 가장 큰 교회였으나 1453년 오토만 투르크가 이스탄불을 점령한 이후 이슬람 사원으로 바뀌었으며 현재는 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대통합당을 비롯한 터키 이슬람 정당들은 교황의 사원 방문이 이 사원이 한때 교회였음을 부각시키려는 정치적 의도를 담고 있다고 비난해왔다.
교황 방문 반대 시위는 한편 휴일인 26일 이스탄불에서 수만명의 시민들이 참가, 지금까지 열린 시위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열릴 예정이어서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대통합당 이스탄불 지부는 "교황 방문은 터키에 아무런 이득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지지자들에게 자동차와 사무실에 교황을 비난하는 문구를 써붙이고 교황 방문 기간 항의의 뜻으로 검은 리본을 착용할 것을 요구했다. 터키 당국은 반대 시위가 확산 움직임을 보이자 시위가 터키의 이미지를 악화시킬 것이라며 자제를 호소하고 나섰다.
이스마일 찰리스칸 경찰 대변인은 "전 세계의 눈이 터키로 향할 것이며 교황이 이 나라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지고 떠나는 것이 터키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찰리스칸 대변인은 교황 안전 확보를 위해 이스탄불에 750여명의 병력을 추가 배치하는 등 교황 방문을 앞두고 경계 경비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레젭 타입 에르도간 총리는 교황이 수도 앙카라에 도착하는 오는 28일 공항에서 교황을 영접할 계획이라고 정부 관리가 밝혔다.
에르도간 총리는 오는 28-29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이유로 교황을 만나지 못할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일부에선 이를 의도적이라고 비난해왔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에르도간 총리는 오는 28-29일 라트비아 수도 리가에서 열리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 참석을 이유로 교황을 만나지 못할 것으로 알려져 왔으며, 일부에선 이를 의도적이라고 비난해왔다.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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