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실시된 네덜란드 총선에서 동물보호당(PvdD) 소속 후보 2명이 의회에 진출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동물보호를 내세운 정당이 의석을 차지한 것은 전세계를 통틀어 이번이 처음이다.
BBC 뉴스 인터넷판은 마리엔느 티메와 에스테르 우베한트 등 두 여성 의원의 의회 진출은 최근 네덜란드가 이민 문제와 다민족 통합 등을 놓고 우경화 조짐을 보이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유럽에서 가장 진보적인 국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동물보호당은 정강을 통해 동물 보호는 시장 논리로 지배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으며 생명기술산업을 폐지하고 유기농법을 확대하자고 주장한다. 이 정당은 동물 사육업체들의 관행인 거세도 폐지하고 동물을 학대하는 사람들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며 마취 없이 행해지는 종교의식도 금지할 것을 제안하고 있다.
변호사 출신인 티메의원은 "우리 사회에 연민의 정이 사라진 것이 아쉽다"면서 "사람들은 죄없는 동물들을 마치 물건처럼 취급하고 있다. 우리는 이제 상식과 도덕적 각성을 되찾아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한 문명의 도덕적 진보는 동물을 어떻게 대하느냐로 측정될 수 있다"는 간디의 `비폭력' 철학을 바탕으로 동물보호당이 탄생했다고 강조하면서 장차 동물보호당이 성공을 거둬 유럽 전역에서 동물 보호의 물결이 일어날 것을 기대했다.
그는 "이런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개척자들이며 10명중 9명은 이들의 활동을 이해하지 못한다. 그러나 다행한 점은 이제 많은 사람들이 그 9명에 들기를 원치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