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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스마트폰 해킹 페가수스, 이스라엘서도 ‘민간인 사찰’ 사용돼

등록 2022-02-08 13:34수정 2022-02-08 13:53

외국 정부에만 수출하는 군사 무기
“경찰, 전 총리 주변 인물들 해킹”
정부, 민간인 사찰 전면 조사하기로
군사 무기로 분류되지만 민간인 사찰에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난 이동전화 해킹 도구 ‘페가수스’ 개발 업체인 엔에스오 그룹의 로고. 사피르/AP 연합뉴스
군사 무기로 분류되지만 민간인 사찰에 사용되는 것으로 드러난 이동전화 해킹 도구 ‘페가수스’ 개발 업체인 엔에스오 그룹의 로고. 사피르/AP 연합뉴스

이스라엘 기업이 군사 무기로 개발해 외국 정부에만 수출해온 해킹 소프트웨어 ‘페가수스’가 이스라엘 국내에서도 민간인 사찰에 쓰인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는 7일(현지시각) 페가수스를 이용한 경찰의 민간인 사찰 의혹을 전면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경찰이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의 아들 등 민간인 사찰에 페가수스를 이용했다는 보도가 나온 데 따른 조처라고 <아에프페>(AFP) 통신 등이 지적했다.

베네트 총리는 “이번 사태를 그냥 넘어가지 않을 것”이라며 “이 사이버 도구는 테러와 중대 범죄에 맞서 싸우기 위한 것이지 민간인 대상 도구가 아니다”고 말했다. 오메르 바를레브 치안장관은 정부 차원의 조사 위원회를 곧 구성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경찰도 정부의 조사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경제 매체 <칼칼리스트>는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네타냐후 전 총리의 아들과 전 총리의 측근 등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하는 데 페가수스가 이용됐다고 이날 보도했다. 해킹 대상에는 부패 사건 재판의 주요 증인인 뉴스 포털 ‘왈라’의 전 대표도 포함됐다. 이 매체는 앞서 지난달에도 경찰이 페가수스를 정부 비판 세력을 사찰하는 데 이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국제 인권단체 ‘앰네스티 인터내셔널’은 지난해 11월 이 도구가 팔레스타인 인권 운동가들을 해킹하는 데 이용됐다고 밝힌 바 있다.

보안기업 ‘엔에스오 그룹’이 개발한 페가수스는 이동전화 해킹용 소프트웨어로, 사용자가 아무런 조작을 하지 않아도 스마트폰의 보안을 뚫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아이폰 제조사인 애플은 해킹을 막기 위해 보안 기능을 강화하기도 했다.

이스라엘 국방부는 페가수스를 군사 무기로 분류하고 외국 정부 기관에만 수출을 허용해왔다. 인권 운동가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이 소프트웨어 수출 허가를 외교 관계에 활용한다면서 수출 금지를 촉구하고 있다.

엔에스오 그룹은 이 소프트웨어를 정부 기관의 테러 등 심각한 범죄 대응 용도로만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프랑스의 비영리 언론 조직 ‘금지된 이야기들’은 지난해 7월 미국 <워싱턴 포스트> 등 세계 17개 언론사와 공동 조사를 통해, 이 도구가 전세계 50개국 1천여명의 기자, 활동가, 정치인 사찰에 쓰였다고 폭로했다. 폭로 이후 미국의 메타 플랫폼(옛 페이스북)은 페가수스가 자사의 메시지 앱인 왓츠앱을 사용하는 언론인·인권 운동가 등 1400여명을 감시하는 데 이용됐다며 엔에스오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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