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후 지지를 호소하는 리시 수낙 전 재무부장관. 트위터 영상 갈무리
보리스 존슨 총리의 후임을 뽑는 영국 집권 보수당 대표 경선 1차 투표에서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이 88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13일(현지시각) 영국 보수당 누리집을 보면, 이날 치러진 1차 투표에서 전날 등록한 후보자 총 8명 중에서 6명이 동료 보수당 의원에게 최소 기준 30표 이상을 득표해 2차 투표에 도전하며, 후보자 2명은 기준 30표 이상을 득표하지 못해 탈락했다.
리시 수낙 전 재무부 장관은 88표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 67표, 리즈 트러스 외무부 장관 50표, 케미 배디너크 전 평등담당 부장관 40표, 톰 투겐드하트 하원 외교위원장 37표, 수엘라 브레이버먼 32표 등의 순위로 1차 투표를 통과했다.
반면, 나딤 자하위 재무부 장관은 25표, 제러미 헌트 전 외무부 장관은 18표로 2차 투표에 가기 위한 최소 득표 30표를 얻지 못해 탈락했다. 보수당은 지난 12일 경선 후보 등록 시 자격조건으로 20명 이상의 지지를 확보할 것 그리고 13일 1차 투표에서 30표 이상을 득표할 것을 제시했다.
14일에 치르는 2차 투표 역시 보수당 의원들이 투표해 최하위 득표자를 탈락시키는 방식이다. 오는 21일까지 보수당은 최종 2명을 추려 전국 당원 투표를 거친 뒤 9월5일에 최종 대표를 선출할 계획이다. 이번 경선에서 보수당 대표로 선출된 이는 다수당 대표 자격으로 추가 절차 없이 영국 총리가 된다.
1차 경선에서 1위에 오른 리시 수낙 전 장관은 올해 42살로 패션 감각이 뛰어난 젊은 보수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보수당 누리집에 적은 그의 취미는 크리켓과 축구, 영화감상이다. 인도 이민자 가정 의료인 부모 밑에서 태어나 영국 옥스퍼드대와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공부했다. 금융계에서 일하던 그는 2015년 선거에서 보수당 의원에 당선됐고 2019년 재무부 차관에 발탁된 뒤 2020년 재무부 장관이 되면서 차기 유력 총리로 거론되는 대중 정치인이 됐다. 인도 기업인의 딸과 결혼해 두 자녀를 두고 있다. 지난 5일 그는 존슨 전 총리의 사퇴를 주장하며 장관직을 내려놓았다.
리시 수낙 전 장관은 13일 지지를 호소하는 연설에서 “더 나은 미래는 자동적으로 오는 게 아니라 쟁취해내는 것”이라며 “신뢰를 회복하고 경제를 재건하고, 분열된 나라를 통합하겠다. 나라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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