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의 가동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유럽에서 가스 공급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북동부 루프민의 가스 분배 시설. 루프민/AFP 연합뉴스
러시아가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면서 유럽에서 가스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 독일 정부는 에너지 가격 급등 등에 따른 서민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650억유로(약 88조원) 규모의 추가 지원 방안을 마련했다.
<로이터> 통신은 4일(현지시각) 유럽의 가스 구매 기업들이 러시아의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 가동 중단 여파로 가스 가격이 5일부터 폭등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 가스 요금의 기준점이 되는 네덜란드 가스 선물 가격은 지난 주말 러시아의 가스 공급 재개 기대감으로 매가와트시당 200유로 수준까지 떨어졌었다. 이는 지난달 26일의 최근 최고치보다 40% 정도 낮은 수준이다.
러시아 국영 가스 회사 가스트롬은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가스 공급 재개 예정일인 2일 오후 늦게 가스관에서 누출이 확인됐다며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가스 시장 분석 기업 ‘에너지 애스펙츠’의 분석가 레온 이즈비키는 <로이터>에 “금요일에 시장은 이미 노르트스트림1의 가동 재개를 가격에 반영했다”며 “월요일 거래가 재개되면 가격이 아주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금융 기업 인베스텍의 석유·가스 분석가 네이선 파이퍼도 영국 일간 <가디언>에 “유럽과 영국의 가스 가격이 일주일 내내 사상 최고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며 “더 큰 문제는 겨울철로 접어들면서 난방 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더욱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가스 가격 상승세가 전기 요금 추가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일반 가정은 물론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비료나 알루미늄 관련 업체 등 산업계 전반에도 큰 압박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독일 정부는 이날 물가 급등으로 인한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650억유로(약 88조원)를 지출하는 3차 물가 부담 경감 조처를 발표했다. 1, 2차 조처까지 합치면 독일 정부의 지원 규모는 950억유로(약 128조6천억원)에 달한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많은 돈이 들지만 꼭 필요한 지출”이라며 “우리나라가 이번 위기를 안전하게 극복하도록 하기 위한 조처”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가스 공급을 완전히 중단하는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며 “러시아는 더이상 믿을 만한 에너지 파트너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독일 정부는 이번 지원 방안의 재원 일부를 초과 이익을 내고 있는 에너지 기업 등에 대한 세금 추가 부과를 통해 마련할 계획이다. 크리스티안 린드너 재무장관은 이를 통해 100억유로 이상의 세수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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