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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자포리자 원전 주변 또 격렬 전투…방사능 해독약 지급도

등록 2022-09-08 11:20수정 2022-09-12 15:17

원자력기구의 ‘보호구역 설정’ 촉구 하루 만에
러시아·우크라, 여전히 ‘네 탓 공방’
우크라 당국, “원전 폐쇄도 검토”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 플래닛랩스 AP 연합뉴스
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을 보여주는 위성 사진. 플래닛랩스 AP 연합뉴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전 주변을 보호구역으로 설정할 것을 촉구한 다음날인 7일(현지시각)에도 주변에서 격렬한 전투가 이어졌다. 외부에서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데 쓰이는 예비 전력선까지 손상되면서 원전의 상태는 더욱 위태로워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의 발렌틴 레즈니첸코 주지사는 이날 자포리자 원전과 드니프로강을 사이에 두고 있는 도시 니코폴을 러시아군이 로켓과 대포로 공격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이 보도했다. 레즈니첸코 주지사는 “(원전에) 화재, 정전 등 주민들에게 원전 사고 위험에 대비하도록 독려할 수밖에 없는 사건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이 지역 정부는 최근 원전에서 방사능이 누출될 것을 대비해 주민들에게 해독용 요오드 알약을 지급했다.

자포리자 원전이 있는 에네르호다르시의 드미트로 올로우 시장은 이날 도시가 러시아군의 공격을 잇따라 당해 전기가 끊겼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시 공무원 등이 긴급 복구 작업을 마치기도 전에 또 다시 공격이 이어졌다”고 주장했다.

러시아군은 이날 공격이 우크라이나군의 소행이라고 주장했다. 점령군 쪽 지방 정부 대표 블라디미르 로고프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때문에 정전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방부도 우크라이나군이 이 도시의 변전소를 공격한 탓에 전기가 끊겼다고 주장했다.

자포리자주의 올렉산드르 스타루흐 주지사는 이날 자포리자 원전에서 북동쪽으로 90㎞ 떨어진 말라톡마흐카에도 러시아군이 쏜 로켓이 떨어져 3명이 숨지고 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자포리자 원전 주변 전투가 그치지 않으면서 원전 상황은 날로 위태로워지고 있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이날 성명을 내어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예비 전력선 하나가 손상됐다고 발표했다. 원자력기구는 “원전과 인근의 화력 발전소를 연결하는 예비 전력선 3개 가운데 하나가 폭격으로 손상됐다고 우크라이나 고위 당국자가 현장에 있는 원자력기구 전문가들에게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원전은 외부 전력망과 끊긴 채 자체 생산한 전력을 이용하고 있어서, 예비 전력선 손상이 즉각적인 영향을 끼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모두 6기의 원자로가 있는 자포리자 원전은 러시아군이 점령한 이후 가동을 계속 줄여 지난달까지는 2기만 운영됐으며, 지난 1일에는 이 중 한기가 포격 여파로 자동 차단됐다. 이에 따라 현재는 원자로 한기만 가동되고 있는데, 지난 5일에는 외부에서 원전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력선이 모두 끊겼다. 전력이 제대로 공급되지 못해 냉각 시스템을 가동하지 못할 경우, 원자로의 노심이 녹아내리는 최악의 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 사용 후 핵연료 또한 냉각이 필수적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원전 안전을 위해 필요한 경우 발전소를 폐쇄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올레흐 코리코우 우크라이나 원자력·방사능 안전감독국 대표는 이날 온라인 브리핑에서 “원전을 꺼야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제로) 스위치를 끄는 선택지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부 전력망과 끊긴 상태가 계속 이어지면 예비용 경유 발전기를 가동해야 할 수도 있다며 “경유가 바닥나면서 (전력이 끊겨) 방사능이 대기 중으로 누출되는 상황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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