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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국제일반

‘배신자’ 유다 구원 받을까

등록 2006-04-07 19:21수정 2006-04-08 09:35

발굴 30여년만에 ‘부활’…기원후 220~340년 제작
고대 영지주의파 경서 추정
배신자의 대명사인 가롯 유다가 희생과 부활로 인류를 구원하려는 예수의 계획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내용을 담은 <유다복음>은 1700년 동안 이집트 사막에 묻혀 있었다.

기록으로 볼 때 <유다복음>에 대한 언급은, 기원후 180년께 현 프랑스 리옹지방의 주교 이레아누스가 “기독교 주류와 어긋나기 때문에 이단”이라고 비난한 게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연구진의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 결과를 보면, 이번에 공개되는 <유다복음>은 기원후 220~340년에 만들어졌다. 13개의 파피루스 종이로 이뤄진 이 문서는 1세기에 쓰여진 그리스어 원본의 필사본으로 추정된다.

이 문서에서는 유다가 기도 중인 예수를 돈을 받고 넘기는 대목까지만 나오고, 십자가에 못박히거나 부활하는 내용은 담고 있지 않다. 저자도 나오지 않는다.

학자들은 유다를 ‘복권’시킨 이 문서를 고대 기독교 종파인 영지주의파(그노시스파)의 성서로 보고 있다. 내용이 영지주의파의 주장을 담은데다, 발굴 당시 함께 나온 자료들이 영지주의파의 것들이기 때문이다. 영지주의파 계통은 카인이나 유다 등 보편적으로 악인으로 인식되는 인물들을 ‘예언의 실현 도구’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 문서는 1970년대 이집트 사막에서 도굴꾼들한테 우연히 발견돼, 골동품상한테 넘어갔다. 이후 이집트에서 도난당한 뒤 스위스로 건너가 1980년대 들어서야 한 전문가에 의해 <유다복음>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골동품상이 300만달러라는 거액을 부르는 바람에 거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한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문서의 존재를 확인하고, 2004년 감정 및 번역 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발굴 이후 30여년간 이리저리 옮겨지는 과정에서 문서의 일부는 소실되고, 이미 너덜거렸던 문서는 1천여개의 조각으로 찢어져 복원 작업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진은 방사성탄소 연대 측정, 잉크 조사, 내용 및 문법 고증 등을 통해 진본임이 확인됐다고 밝혔다.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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