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로켓발사 임박
발사과정 ‘투명성’ 강조
발사과정 ‘투명성’ 강조
장거리 로켓 발사를 앞두고 북한은 초청한 국외 언론들에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의 발사대는 물론 관제시설까지 거의 제한하지 않고 공개하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은 9일 “북한이 장거리 탄도미사일로 보이는 로켓 ‘은하 3호’ 본체가 설치된 발사대뿐 아니라 모니터링 시설인 관제시설 내부까지 공개했다”며 “사진 촬영도 거의 제한하지 않았다”고 현지에서 전했다. 발사장의 총책임자인 장명진(46)씨는 “미국과 중국도 이 정도까지 공개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도통신>과 중국 <인민일보> 등의 보도를 보면, 로켓 발사 현장에 초정된 80명의 외신기자들은 4월8일 새벽 평양 숙소에서 북한 동창리 로켓 발사장으로 출발했다. 북한의 초청으로 취재에 응한 국외 언론사들은 중국과 일본 이외에도, 미국의 <에이피>(AP) 통신과 <시엔엔>(CNN), <엔비시>(NBC) 방송, 프랑스의 <아에프페>(AFP) 통신, 영국 <로이터> 통신과 <비비시>(BBC), 베트남 <중앙TV방송> 등이다.
외신 기자단이 평양에서 전용열차를 타고 약 5시간 뒤 사면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 정차했다. 처음엔 메마른 땅과 민둥산만 보이는가 하더니 멀리 산 속에 로켓 발사대와 흰색 로켓이 눈에 들어왔다. 북한의 인공위성인 ‘광명성 3호’ 발사에 사용될 운반체 로켓 ‘은하 3호’였다.
김일성종합대학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이 직업에 종사한 지 20여년이 됐다는 발사장 총책임자 장명진씨는 동창리 로켓 발사장이 2009년 4월 완공됐다고 소개했다. 장씨는 기자들을 조립장으로 안내한 뒤 높이 1m 정도의 사각형 인공위성인 ‘광명성 3호’의 실물을 보여줬다. 위성이 성공적으로 발사되면 우주에서 김일성 장군의 노래와 김정일 장군의 노래를 송출하게 된다고도 설명했다.
이어 산골짜기로 난 진흙길을 계속 걸어가니, 텅 빈 진흙 지면 위에 발사대와 발사대에 고정된 흰 로켓이 눈에 들어왔다. 발사대와 로켓에서 200여m 떨어진 지점에 이르자 촬영은 할 수 있었지만 더 나아가는 것은 금지됐다. 로켓 위에는 북한 국기가 뚜렷이 보였고, 로켓 중하부에는 ‘은하 3호’라고 쓰여 있었으며, 작업인원들이 발사대 위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 장씨는 “(위성) 발사는 김일성 주석의 탄생 100돌을 기념하려고 오래전 계획된 것으로, 도발적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발사장을 본 뒤 장씨의 안내로 도착한 종합지휘소 로비 앞에는 대형 스크린이 설치돼 위성발사장의 상황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장씨는 아주 자신만만한 어조로, 이번 위성 발사는 반드시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도쿄 베이징/정남구 박민희 특파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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