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P5+1’ 마라톤 협상 마무리
6개월간 핵 활동 중단·사찰 강화
동결 자금 인출 등 제재 일부 풀어
6개월간 핵 활동 중단·사찰 강화
동결 자금 인출 등 제재 일부 풀어
이란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P5+1)의 핵 협상이 24일 새벽(현지시각) 극적으로 타결됐다. 향후 6개월간의 이행방안을 담은 잠정 합의안이긴 하지만, 10년을 끌어온 이란 핵 개발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갈등을 풀기 위한 첫 단추가 끼워진 셈이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담당 집행위원은 이날 새벽 4시께 스위스 제네바의 유엔본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란과 관련 당사국이 상호 존중과 협력을 바탕으로 협상을 매듭지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애슈턴 집행위원은 “이번 합의를 통해 이란 핵 문제를 포괄적으로 풀 수 있는 최종 해법 마련을 위한 시간을 얻게 됐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 등 외신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합의에 따라 이란은 앞으로 6개월 동안 핵 활동을 축소·동결한다. 이란은 순도 5%가 넘는 우라늄 농축 활동을 중단하고 기존에 농축한 순도 20% 이상의 우라늄을 ‘무기급’으로 전용할 수 없도록 희석하기로 했다. 또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핵 관련 시설에 대한 국제사회의 사찰을 대폭 강화하는 데도 합의했다.
이에 발맞춰 미국을 비롯한 ‘P5+1’은 향후 6개월 동안 이란 핵 활동과 관련해 신규 제재조처를 부과하지 않고, 이란산 원유 등 석유화학제품 수출과 관련한 기존 제재를 일부 해제하기로 했다. 또 외국은행에 동결돼 있던 42억달러 규모의 원유수출대금을 이란이 인출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6개월간의 합의 이행 과정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나서 관리·조율하게 되며, 이 기간 동안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협상이 이어질 전망이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도 협상 타결 직후 방송된 연설에서 “10년 만에 처음으로 이란 핵 프로그램의 진전을 중단시킬 수 있는 가장 가시적인 외교적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위터에 올린 메시지에서 “이란 국민이 온건하고 건설적인 개입을 위해 표를 던졌고, 협상팀은 지칠 줄 모르는 노력으로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환영했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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