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대법원이 2015년 6월26일 동성결혼이 헌법적 기본권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AP/연합뉴스
대부분의 선진국들은 동성결혼을 합법화해, 동성애에 대한 마지막 차별까지 철폐했다.
동성결혼 합법화는 2001년 네덜란드를 시작으로 벨기에(2003년), 스페인·캐나다(2005년), 남아프리카공화국(2006년), 스웨덴·노르웨이(2009년), 아이슬란드·아르헨티나·포르투갈(2010년), 덴마크(2012년), 프랑스·잉글랜드·우루과이·브라질·뉴질랜드(2013년), 스코틀랜드(2014년), 미국·아일랜드·룩셈부르크·멕시코(2015년), 대만(2017년) 등에서 이뤄졌다.
미국 연방 대법원은 2015년 6월26일 찬성 5명, 반대 4명으로 동성결혼이 합헌이라는 역사적 판결을 내렸다. 미국 대법원은 평등권을 규정한 수정헌법 14조와 결혼 제도의 사회상 반영을 근거로 동성결혼의 합헌을 결정했다. 서방 선진국 가운데 동성애 문제를 놓고 가장 첨예한 사회적 갈등을 겪은 미국까지 이런 판결을 내림으로써 선진국 대부분에서는 동성애가 법적으로는 전혀 차별받지 않는 것이 대세가 됐다.
1990년대부터 동성애는 총기 소유, 낙태 문제와 함께 미국 선거에서 가장 치열한 이슈였다. 대선에서는 1991년 빌 클린턴 민주당 후보가 동성애 문제를 처음으로 이슈화했다. 그는 후보 시절 할리우드에서 동성애자와 만나는 모습을 공개해, 동성애 차별 금지를 지지한다는 간접적인 신호를 보냈다. 클린턴은 대통령이던 1996년 결혼은 이성간의 결합임을 규정한 ‘결혼수호법’에 서명했지만, 성정체성과 관련해 차별받아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2000년 대선에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는 동성결혼에 명백한 반대 입장을 밝혔지만, 동성결혼 합법화 여부를 결정할 주정부의 권리를 인정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동성애에 가장 진보적 입장을 보인 미국 대통령이었으나, 이 주제에 대해 갈지자걸음을 걸었다. 1996년 상원의원 출마 때는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하고, 이를 막는 모든 시도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2007년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는 “결혼은 남성과 여성 사이의 일이라 믿는다. 나는 동성결혼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2012년 9월 <에이비시>(ABC) 방송 인터뷰에서는 동성결혼에 대해 개인적으로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동성애자의 군복무를 금지시키겠다고 발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하지만 군 내부에서도 이미 공개적으로 근무중인 동성애자를 퇴출시킬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대만이 지난 5월24일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대만 최고법원인 사법원(대법원)은 이날 동성결혼을 금지한 현행법이 위헌이라고 결정 내리고, 2년 안에 법률 제정 또는 개정으로 동성결혼을 보장하도록 요구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Egi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