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대선(11월3일)을 꼭 100일 앞둔 26일(현지시각),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에서 주말을 보낸 뒤 백악관으로 복귀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대통령 선거(11월3일)를 100일 앞둔 26일(현지시각) 공개된 여론조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주요 경합주에서 뒤처지는 것으로 거듭 나타났다.
<시엔엔>(CNN) 방송이 여론조사기관 에스에스아르에스(SSRS)와 지난 18~24일 경합주인 플로리다, 미시간, 애리조나를 대상으로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 바이든은 3개 주 모두에서 트럼프에 앞섰다. 전체 대선 선거인단 538명 가운데 29명을 차지해 대선 승패의 핵심 주로 분류되는 플로리다에서 바이든은 51%, 트럼프는 46%로 나타났다. 플로리다는 지난 2008·2012년 대선에서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를 선택했다가 2016년에는 1.2%포인트 차이로 트럼프의 손을 들어줬다. <시엔엔>은 “1924년 캘빈 쿨리지 이후 공화당 후보가 플로리다주에서 패하고도 대선에서 이긴 적은 없다”며 플로리다는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하려면 반드시 이겨야 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시엔엔> 조사에서 미시간주(선거인단 16명)는 바이든 52%, 트럼프 40%로 두자릿수 격차가 났다. 미시간 또한 2008·2012년 오바마 손을 들어줬다가 지난 대선 때는 불과 0.23%포인트 차이로 트럼프를 선택해 ‘트럼프 대통령’ 만들기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 조사에서 애리조나주(선거인단 11명)는 오차범위 내인 49% 대 45%로 바이든이 우위를 보였다. 애리조나는 2008·2012년에도 오바마가 아닌 공화당(존 매케인·밋 롬니)을 선택했고 2016년에도 힐러리 클린턴이 아닌 트럼프 손을 들어주긴 했으나, 이 세 차례의 대선을 거치며 공화당과 민주당의 득표율 격차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어 관심 지역으로 꼽힌다.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지난 14일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윌밍턴/로이터 연합뉴스
<시비에스>(CBS) 방송과 유고브가 21~24일 실시해 이날 발표한 조사에서도 바이든은 미시간에서 트럼프를 48% 대 42%로 앞섰다. 2008·2012년 오바마를 선택했다가 2016년에는 트럼프에게 8.1%포인트 차이라는 안정적 승리를 안긴 오하이오주(선거인단 18명)에서도 트럼프는 불안한 처지다. 트럼프는 46%로, 바이든(45%)에 불과 1%포인트 우위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엔비시>(NBC) 방송과 마리스트폴이 14~22일 실시한 조사에서는 애리조나에서 바이든과 트럼프가 50% 대 45%로 나타났다.
이들 외에 다른 경합주들에서도 바이든의 우위가 지속되고 있다. 이날 정치전문분석기관인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집계 평균치를 보면, 역시 2008년 오바마에서 2016년 트럼프로 돌아선 펜실베이니아, 노스캐롤라이나, 위스콘신에서도 바이든이 앞선다. 펜실베이니아주(선거인단 20명)에서 바이든 50.2%, 트럼프 42.8%, 노스캐롤라이나주(선거인단 15명)는 47.3%대 45.3%, 위스콘신주(선거인단 10명)는 48.2% 대 41.8%이다.
미 대선에서 이기려면 전체 538명 선거인단 가운데 과반인 270명을 확보해야 한다. 2016년 대선에서 트럼프와 클린턴은 각각 304명과 227명의 선거인단을 얻었다. 오는 11월 대선에서 바이든이 클린턴이 4년 전 이겼던 주들에서 모두 이기고, 트럼프가 이겼던 주들 가운데 2~3곳을 탈환해 43명 이상의 선거인단을 추가하면 바이든 승리라는 계산이 나온다. 하지만 대선이 다가올수록 이들 경합주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의 격차가 좁혀질 가능성이 높아, 누구도 승리를 장담하기엔 이르다.
워싱턴/황준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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