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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일본

일 정계개편으로 이어지나

등록 2007-11-05 19:38수정 2007-11-05 19:44

일본 제1야당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가 4일 도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직 사임을 발표한 뒤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도쿄/AP 연합
일본 제1야당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 대표가 4일 도쿄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직 사임을 발표한 뒤 기자의 질문을 받고 있다. 도쿄/AP 연합
오자와 민주당 대표 사임 파문
오자와 탈당뒤 ‘연정’ 가능성…17명 동반땐 여 과반 회복
자민, 노골적 추파…동참숫자 불확실 “결행 못할것” 분석도

“내일 이후의 상황을 지켜볼 수밖에 없다. 설마했던 사태가 일어났다.”

마치무라 노부타카 관방장관은 4일 제1 야당인 민주당 오자와 이치로 대표의 사의 표명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일본 정치권은 오자와 대표의 사임극이 정계개편이라는 ‘또다른 설마’로 발전할 가능성을 예의주시하며 그의 동향에 촉각을 곧두세우고 있다. 대표 사임으로 내몰릴 만큼 민주당에서 입지가 줄어든 오자와 대표의 ‘민주당 탈당-연정’ 시나리오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105석의 참의원 의석을 보유하고 있는 여당은 오자와 대표가 민주당 참의원 의원 17명만 데리고 합류해 준다면, 과반수(122석) 회복이 가능해 정국을 주도할 수 있다. 민주당 안에 오자와 대표와 가까운 의원모임 ‘잇신카이(一新會)’에는 30여명이 속해 있다.

일본 국회 세력판도
일본 국회 세력판도
자민당 집행부는 당장 오자와 대표에 추파를 던지며 노골적인 띄우기에 나섰다. 7·29 참의원 선거 참패 이후 3개월 동안 줄곧 수세에 몰렸던 자민당으로서는 놓칠 수 없는 반전의 기회를 잡은 셈이다. 후쿠다 야스오 총리는 5일 기자회견에서 “오자와 대표는 역시 우국 지사로 저런 판단(대연정 수용)을 했다.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은 매우 아쉽다”고 말했다. 자민당 중견 간부는 “오자와가 민주당에서 거부당할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대연정안을 받아 간부회의에 부쳤다. 민주당 탈당에 이은 자민당과 연정이라는 움직임은 가장 있을 수 있는 얘기”라며 기대감을 표시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전했다.

자민당 집행부의 ‘오자와 띄우기’는 민주당 분열 공작의 성격도 띠고 있다. 자민당은 이미 2일 대표회담 이후 “실은 오자와 대표가 대연정안을 제안했다”는 정보를 흘려, 오자와 대표와 민주당을 동시에 흔드는 데 성공했다. 후쿠다 총리는 연정 제안자가 어느 쪽인지를 확인하는 물음에 “이심전심”이라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그러나 오자와 대표의 탈당이 결코 쉽지 않다는 분석도 많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오자와가 지금까지 정권교체 실현을 분명히 말해온 이상 자민당과 손잡는다면 국민들로부터 ‘왕따’를 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오자와 대표가 당내 자파 그룹과 사전에 협의했다는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오자와 대표가 탈당을 결심했다고 해도 자파 의원들이 얼마나 동참할지도 미지수다. 동반 탈당자가 소수에 그치면 오자와 대표의 정치생명이 끝나기 때문에 섣불리 결행할 수 없다.

자민당 의원들이 오자와 대표와 연정에 환영일색은 아니다. 자민당 간부는 “그렇게 간단히 받아들일 수 없다”며 경계심을 나타냈다. 1993년 자민당을 깨고 나가 비자민당 8개 정파 연립정권을 수립한 뒤 정계개편의 중심에서 합당과 탈당을 반복해온 그에 대한 불신감이 뿌리깊기 때문이다.

도쿄/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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